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2013년 겨울 최수현 금융감독원 원장과 국장들이 한국벤처캐피탈협회를 방문했다. 벤처캐피탈의 돌아가는 상황을 듣기 위해서였다.
금감원 직원들이 벤처캐피탈협회를 방문한 것은 협회가 1989년 문을 연 이후 처음이었다.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필두로 내걸고 벤처 및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서자 금융위원회 및 금감원 등 금융당국도 벤처캐피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종갑 회장은 벤처캐피탈협회 회장으로서 금융당국과 벤처캐피탈 사이의 중간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오랜 시간 공직에 몸 담았다. 행정고시 20회 출신으로 최 원장과는 행시 선후배 관계다.
행시 합격 후 공직에 있을 당시 경력도 다양하다.
국무총리실과 경제기획원, 대통령비서실 등을 거쳤고 공정거래위원회와 조달청, 교육인적자원부, 재정경제부 등에서도 주요한 요직에 있었다.
그만큼 각계각층의 인적 네트워크가 견고하다.
그가 벤처캐피탈과 인연을 맺은 것은 공직 생활을 마무리 짓고 두산그룹에 입사하게 된 시점부터다.
이 회장은 2006년 두산그룹 산화왕관에서 입사한 후 2008년엔 두산그룹이 출자한 창업투자회사인 네오플럭스의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2011년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후 연임을 거쳐 3년 넘게 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이 회장은 "금융 쪽 산업은 규제가 많이 따르고 정부의 입김이 세게 작용한다"며 "공직 쪽에 다양한 경력이 있어 벤처캐피탈 업계와 금융당국 간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로 협회장으로 추천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벤처캐피탈에 발을 들여 넣고 가장 아쉽게 생각한 부분은 벤처캐피탈에 대한 외부 인식이었다.
이 회장은 "벤처캐피탈 입장에서 기업에 투자하면 그 회사가 잘 운영되고 있는지 주시하고 관여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기업들은 이것을 간섭이라고 생각하며 안 좋게 생각하는 것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벤처업계가 성장하기 위해선 어린이, 청소년들이 창업을 통해 사장이 되겠다는 꿈을 가질 수 있는 교육 환경이 중요하다"며 "창업을 하겠다는 꿈을 가진 아이들이 늘어야 벤처기업과 벤처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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