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에 신음하는 비수도권…대출 증가속도, 수도권의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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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3-2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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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지난해 비수도권의 은행 대출이 수도권보다 두 배 가량 빠른 속도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국의 예금은행 대출잔액(원화대출금 기준)은 총 1154조800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5%(55조원) 증가했다.

잔액만 보면 수도권의 대출이 지방을 압도했다. 서울이 462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기(248조5000억원) 지역이 뒤를 이었고, 인천(62조4000억원)도 웬만한 지방 광역자치단체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비수도권 지역은 부산(77조4000억원), 경남(57조3000억원), 대구(46조6000억원)를 제외하면 대부분 25조원 안팎으로 수도권에 비해 규모가 작다.

하지만 증가 추세로 보면 비수도권 여신이 수도권에 비해 급증하고 있는 양상이다.

2013년 수도권 대출의 2012년 말 대비 증가율은 10.7%로 전년(7.5%)보다 3%포인트 정도 확대됐다. 그러나 비수도권 대출은 같은 기간 106.4%에서 121.6%(세종시 제외)로 대폭 높아졌다.

충남지역의 경우 지난해 대출이 전년보다 7.1% 증가했다. 전년(1.8%) 증가율보다 무려 5.3%포인트 확대된 수치다.

이밖에 광주(10.8%)와 전북(10.3%), 경남(10.1%)과 경북(10.0%), 제주지역(12.5%)은 모두 전년 말보다 대출이 10% 이상씩 늘었다. 광주와 제주 지역이 각각 3.8%포인트와 4%포인트씩 확대되며 높은 수준의 증가속도를 기록했다. 

게다가 비수도권은 2금융권을 비롯한 비은행권에서의 대출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의 비은행금융기관 대출은 지난해 360조2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3% 증가했다. 수도권의 비은행권 대출은 전년말보다 0.6% 감소한 반면 비수도권은 85.1% 증가했다.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서민 및 중소기업 여신 수요가 비은행권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전과 경북지역에서 비은행권 여신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의 경우 전년 말 대비 비은행금융사 대출 증가율이 14%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잔액은 9조7000억원이었다.

상호금융 대출도 전년보다 11.1% 증가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1위는 전북(11.4%) 지역이었다.

아울러 대전은 상호저축은행 대출 증가규모가 40.4%로 전국에서 최대를 기록했다. 저축은행 대출은 대구(21.1%)와 경기(2.8%), 충북(7.8%) 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경북 지역은 신용협동조합 대출의 전년 말 대비 증가율이 12.5%로 전국에서 최고 수준이었다. 상호금융 대출도 2012년 말 6.20%에서 작년 말 10.9%로 증가규모가 확대됐다.

경북지역의 비은행금융기관 대출은 전년보다 10.6% 늘었다. 대출 잔액은 19조1000억원으로 비수도권 중에서는 경남(25조2000억원) 다음으로 많았다.

한은이 지역 경제 상황을 조사해 발표하는 '지역경제보고서', 일명 '골든북'에 따르면 지역 경기는 전반적으로 완만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김상기 한은 지역통할실장은 "지역경제 모니터링 결과 지난해 4분기에 비해 지역경제가 다소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비수도권의 대출 증가규모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은 다소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보다 건전성이 다소 떨어지는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대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주시해야 할 만한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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