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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산업의 영역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곤충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전체 동물의 4분의 3을 차지할 정도로 종류가 다양하다. 알려진 곤충 종류만 80만종 이상이며, 개체수로는 1000경 마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대부분의 곤충은 사람과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퇴치 대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곤충이 천적, 화분매개, 사료용으로 이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애완, 학습, 관광, 식·의약 등 비농업 분야에서까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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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생체모방
27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인간보다 탁월한 곤충의 감각기능과 신체구조, 행동습성 등을 의학, 구조물 등의 분야에 접목한 생체모방공학(Biomimetics)으로까지 곤충의 활용범위가 다양화되고 있다. 자벌레처럼 움직이는 내시경로봇, 꿀벌의 6각형구조 집짓기 기술 등이 그것이다.
무한 성장잠재력을 지닌 곤충에 눈뜬 선진국들은 곤충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법률을 정비해 정책적으로 육성해왔다.
FAO는 미래의 식량으로서 곤충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곤충은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등의 대안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단백질과 몸에 좋은 지방이 풍부하고 칼슘, 철, 아연 등 무기질 함량도 높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곤충을 자원화하는 등의 집중적인 연구개발(R&D)이 필요한 시점이다.
◇식의약 시장에 도전하는 곤충
영양가가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보기에 징그럽다는 이유로 개발도상국 사람들의 간식쯤으로 여겼던 곤충은 단백질 보충제, 필수 아미노산, 곤충통조림 등의 상품으로 재탄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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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으로서의 곤충
식품 미래학자들은 20년 후의 식량으로 곤충을 꼽는다. 나아가 곤충을 미래의 식의약용으로 이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때문에 식의약용 곤충 자원 개발은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을 주축으로 더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또 사료용 곡물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에 따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단백질 공급원으로서도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아시아ㆍ아프리카ㆍ남미 등지에서는 오래 전부터 곤충을 약재로 이용해 왔다.
우리 선조들도 곤충을 민간약재로 써왔다. 조선시대 의학서 동의보감에는 95종의 약용곤충이 소개되고 있다. 프랑스도 100여종의 곤충에서 추출한 물질로 기능성 신약의 소재를 찾고 있다.
최근에는 항생물질 내성 질환 등의 치료를 위한 신물질 개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김미애 농촌진흥청 곤충산업과 연구사는 “앞으로 곤충을 미래자원으로 인식해 식품, 가공, 의약 등의 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 전략이 중요하다"며 "식품첨가물, 사료첨가물, 사료제품 등은 이미 유럽과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 국민 위생과 안전을 위한 법이 제정되는 등 본격화되고 있으므로 이를 벤치마킹해 한국형 정책지원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갈색거저리 식품공전 등재 눈앞
농진청은 곤충을 이용한 식품 및 의약 소재 개발을 위해 다양한 연구를 추진 중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곤충 중 식품 원료로 등록된 것은 메뚜기와 누에 2종뿐이다. 최근에는 갈색거저리, 흰점박이꽃무지, 장수풍뎅이 3종에 대해 식품으로 등록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갈색거저리에 대해 농진청은 "단백질 대체용으로 유망한 갈색거저리는 현재 산업화 규모로 사료용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식용으로 쓰이는 갈색거저리에 대한 식품공전 등재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갈색거저리는 단회, 유전(소핵, 염색체이상, 복귀돌연변이), 13주 반복투여 등 독성시험 결과, 모두 음성으로 판정됐다. 병원성미생물, 중금속, 농약 등 유해물질도 없는 것으로 확인돼 6월부터 새로운 식품원료로 한시적 인정이 가능할 전망이다.
윤은영 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 곤충산업과 연구사는 "흰점박이꽃무지와 장수풍뎅이도 현재 독성시험 중"이라며 "인체에 대한 안전성이 검증되면 식약처에 한시적 인정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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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거저리의 애벌레 '밀웜'을 원료로 한 식품
갈색거저리의 애벌레인 밀웜(mealworm)은 주로 애완동물 먹이로, 일부는 식용으로 이용되고 있다. 영양성분은 육류와 비교해 단백질 함량은 비슷하지만 지방함량이 높은편이다. 지방의 70~80%이상은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의학에서는 갈색거저리가 기침, 가래, 토혈, 중풍과 반신불수 등의 치료와 항균효과가 있어 약용으로 가치가 높다고 기록돼 있다.
흰점박이 꽃무지는 약용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곤충으로 알려져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흰점박이 꽃무지는 간경화, 간암, 간염 등을 포함해 성인병 치료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기록돼있다.
곤충에서 고기능성 물질을 분리해 의약 소재를 개발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농진청은 애기뿔소똥구리에서 분리한 항생물질인 ‘코프리신’을 이용해 재생연고제, 화장품 등을 지난해 개발했다.
영국 ICB(interContinental Brand)와 Dragon Herbs사에서는 왕개미를 활용해 커피, 차 등 카페인 음료를 대체할 에너지 음료와 추출물을 만들었다. 왕개미의 면역물질이 인삼, 비타민 E와 유사한 방식으로 장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 보고서도 발표한 바 있다.
전혜경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은 "네덜란드·호주·미국 등의 국가에서는 식의약 곤충의 잠재력을 인정해 이미 연구가 시작된 반면, 우리는 늦게 출발 했다"면서도 "선진국들은 곤충을 식용하던 전통이 없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를 우리의 강점으로 삼아 집중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원장은 "국가연구기관과 대학의 식품분야에서는 전통지식 보존과 신규 자원발굴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우리에게 익숙한 번데기, 벌 등을 중심으로 전통문화와 영양가치를 결합시키면서 곤충을 혐오 대상으로 여기는 기존 인식을 바꾸는 데에도 많은 노력과 연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금알' 곤충산업, 내년 3000억원대 진입 눈앞
국립농업과학원은 2009년 곤충산업이 1570억원 규모에서 2011년 1680억원으로 커졌으며 2015년에는 298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황재삼 농진청 곤충산업과 농업연구관은 "농촌생태관광과 지역 곤충축제가 점점 더 활성화하는 추세"라며 "정부도 곤충산업육성법을 제정하는 등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농진청은 사료·의약용 곤충 시장이 2011년 25억원에서 2015년 7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슴벌레는 학습·애완용으로, 무당벌레는 병해충 제거용으로, 나비·반딧불이는 축제용으로, 동애등에·거머리는 사료·의약품용으로 각각 활용되는 등 곤충은 종류만큼이나 용도가 다양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2일 열린 '규제개혁 추진상황 점검회의'에서 식용곤충을 이용한 식품산업과 곤충산업을 핵심 규제개혁 과제로 선정했다.
농식품부는 갈색거저리와 흰점박이꽃무지 등을 식품원료로 추가해 연간 1700억원규모의 신규시장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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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의 영양학적 가치
황 연구관은 "곤충의 영양적 가치는 육류 못지않다"면서 "상당수 곤충은 단백질 함유량이 60%로 소고기의 55%, 고등어의 19%보다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환경적으로 곤충은 다른 가축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방출한다. 갈색거저리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돼지의 10% 정도"라며 ""국민도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인식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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