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고문은 이날 오후 4시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오늘 정치를 떠난다"며 "정치인은 선거로 말해야 하는 것이 저의 오랜 신념이었다"면서 "저는 이번 7·30 재보선에서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려 한다"며 수원병 보궐선거 패배를 은퇴 이유로 밝혔다.
손학규 고문은 이어 "정치인은 들고 날 때가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평소 생각이고 순리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 또한 저의 생활철학"이라며 "지금은 제가 물러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학규 고문은 "국민 여러분께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드린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송구스럽다"면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성실하게 살아가겠다. 저녁이 있는 삶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고 또 노력하는 국민의 한 사람이 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스타급 정치인이자 대권 잠룡이었다가 일반 유권자로 돌아가게 된 손학규 고문은 경기도지사와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1947년 11월 22일 경기도 시흥군 동면 시흥리 출생인 그는 경기중·고를 거쳐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땄다.
1965년 서울대에 입학해 한·일 협정 반대투쟁에 참여했으며 대학 졸업 후 빈민 구제 활동을 하다 1년간 투옥됐다. 정계 입문 전에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인하대와 서강대에서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활동했다.
1993년 민주자유당에 입당한 뒤 경기 광명을 재보선에서 민주자유당 후보로 당선돼 14대 국회에 입성했다. 1996년부터 약 1년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도 일했다. 15·16대 총선에서는 신한국당, 한나라당 후보로 각각 당선됐으며 민자당 대변인, 한나라당 총재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2002년 국민의 정부 당시 경기도 지사에 당선됐고 이후 야권의 대권 잠룡 반열에 올랐다. 당시 기자들로부터 박근혜·이명박 후보 보다 대통령감으로 적합하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17대 대선을 9개월여 앞둔 2007년 3월 한나라당을 탈당해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다.
하지만 경선에서 정동영 상임고문에게 패했고 이후 2008년 총선에서도 패해 칩거에 들어갔다. 강원 춘천에서 2년여간 칩거한 그는 정계 복귀 2개월여 만에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당선됐다. 2012년 민주통합당 통합을 주도했고 이후 18대 대선 후보 경선에도 나섰지만 문재인 후보에 밀려 대권 도전에 실패했다.
지난해 초 독일 유학을 떠났다가 같은 해 9월 말에 복귀해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으로 일하다, 이번 7·30 재보선 수원 병 보궐선거에 출마했지만 정치 신인인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에게 패해 20여년의 정치 행보를 접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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