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및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주택담보대출이 이달들어 대규모로 늘었다.
시장에서는 주택담보대출 급증세가 가계부채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 주택거래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28일 기준 84조6296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8365억원 늘었다.
국민은행의 이달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지난달 6232억원보다 34.2% 커졌다.
지난해 말 잔액 79조658억원에 비하면 10개월 만에 5조5638억원(7.0%) 증가했다.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한은 전망치 3.5%)의 2배에 달한다.
국민은행 측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대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이 지난 8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려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가 형성되자 대출자가 몰렸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역시 지난 28일 기준 52조1112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7907억원 늘었다.
신한은행의 월별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7월 712억원에서 8월 3275억원, 9월 723억원으로 늘었다.
최근 9월과 10월의 증가액은 7월에 견줘 10배에 달해 신한은행 내부적으로도 최근 들어 다소 이례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외환은행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8월과 지난달 각각 504억원, 184억원 줄었으나 이달들어 28일 현재 1034억원 늘었다.
하나은행도 주택금융공사 고정금리 대출 전환 등의 영향으로 5월부터 8월까지 줄었던 주택담보대출이 지난달 275억원, 이달들어 1366억원 늘었다.
우리은행 역시 정부의 고정금리 목표치를 위한 특별판매 기간(8~9월)을 제외하면 10월 증가액이 8937억원으로 올 들어 가장 많다.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주로 주택매매 거래에 쓰여 대출 증가세는 주택거래 활성화 조짐으로 여길 수 있다.
부동산써브는 올해 3분기 주택거래가 23만900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만2927건보다 약 67%(9만682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인위적인 경기 부양을 위한 저금리 정책과 규제 완화 효과로 주택담보대출 총량이 커지는 게 향후 경제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7일 국정감사에서 "가계부채가 소비를 제약하는 임계수준에 가까이 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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