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중국 수출품 중 71%가 중국의 내수와 연동돼 있어 중국 경제가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크기 때문에 중국 이외의 신흥시장국들에 대한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0일 '중국경제 구조변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보고서에서 중국 GDP가 1% 하락하면 수출경로를 통해 한국의 GDP에 0.08% 내외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의 GDP 1% 하락이 전적으로 투자 위축에 기인할 때 한국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0.12%로, 전적으로 소비 둔화에 기인할 때(0.05%)보다 배 이상인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중국의 소비보다 투자에 연동된 비중이 더 높기 때문이다.
제3국을 통한 경기 위축과 소득 하락에 따른 승수 효과 등 간접효과까지 감안하면 실제 파급효과는 이보다 크다. 특히 KDI 거시경제모형을 활용하면 0.17%의 부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제시했다.
이런 추정치를 토대로 중국의 투자 둔화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시나리오별로 환산하면, 한국의 GDP는 시차를 두고 최대 1.4%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보고서는 GDP의 47.3%에 이르는 중국의 투자 비중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40.8% 수준으로 6.5% 포인트, 아시아 금융위기 전후 위기 국가들의 투자 비중 하락 폭의 평균인 12% 포인트 내외로 줄어드는 2가지 가능성을 상정했다.
또 각각의 시나리오에 대해 투자 비중 하락만큼 소비가 증가해 전체 GDP에 변화가 없는 경우와 소비가 변화하지 않는 상태에서 투자만 줄어드는 경우를 상정했다.
최선의 시나리오는 투자비중이 6.5% 포인트 줄어드는 가운데 투자가 소비로 전환되는 것으로 이때 한국의 GDP는 0.4%만 줄어든다.
투자비중이 12% 포인트 줄어드는 가운데 투자 감소가 소비로 전혀 이어지지 않으면 한국의 GDP는 1.4% 줄어든다.
보고서는 한국의 대중국 수출 대부분이 중간재라는 점을 들어 중국경제 둔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대중국 수출 비중과 상당한 격차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보고서는 대중국 수출품 중 최종재는 16%, 중간재는 84%이지만 중간재 84% 중 내수가 55%이므로 실제 내수 비중은 71%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결국 대 중국 수출의 71%가 중국의 최종 수요와 연동돼 있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 GDP에 미치는 영향 측면에서도 중국 내수의 중요도는 20.2%로 유럽연합(EU)이나 미국보다 높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위원은 "중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 및 구조 변화는 한국의 부가가치 창출에 적지 않은 부정적인 요인이 된다"면서 "중국 이외의 신흥시장을 개척하고 대중국 수출은 투자보다 소비와 연결된 부분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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