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100년 후의 문화재를 만든다’ 라는 신념으로 최대한 전통 방식에 가깝게 제작했다.
'훈민정음 영인본'은 해례본(解例本)과 언해본(諺解本)과 국·영문 해설서로 나왔다. 해례본은 1446년(세종 28년) 집현전 대제학 정인지 등이 세종의 명으로 훈민정음을 설명한 한문 해설서이며, 언해본은 한문본 훈민정음 해례본의 예의편(例義篇)만을 국역한 책이다.
이번 훈민정음 영인본은 「동의보감」, 「팔만대장경」 등을 영인한 최영상씨가 직접 복원·감수하고, 국내 유일 납 활자 인쇄 공정의 ‘출판도시 활판공방’이 만들었다. 표지는 원본의 질감을 재현하기 위해 능화문양을 동판으로 프레스를 가해 요철의 질감을 살렸으며, 내지는 전통 방식으로 제작한 한지를 사용해 지질이 얇고 고르다. 또, 견뢰도가 높은 활판 전용 수제잉크로 인쇄한 후, 전통 오침 방식으로 수공 제본하였다. 전통 책 포장 방식인 포갑과 공기 순환이 뛰어난 오동나무 상자는 책의 보존성을 높일 수 있도록했다.
일반적으로 영인본은 ‘현상복제’와 ‘원형복제’로 나뉘는데, ‘현상복제’란 세월에 의해 종이가 변색되거나 서체나 선의 변형이 생긴 현존 고서를 그대로 복제한 것을 일컫는다. 반면, ‘원형복제’란 원형 고서를 기본으로 하되 변색, 변형 등의 요소를 보정하여 책이 처음 발간되었을 때의 상태로 복원한 것을 의미한다. 이번 문화재단에서 펴낸 훈민정음 영인본의 경우, 반포용 훈민정음을 원본으로 한 ‘원형복제’ 영인본이다.
문화재단이 발간한 영인본 가운데 해례본은 국보 제70호 간송 전형필 본을 원본으로 하되, 첫 두 장의 오자와 구두점을 수정하여 1997년 한글학회에서 발간한 영인본을 재 영인하였다. 일반적으로 훈민정음 해례본의 영인 시 간송미술관 소장본을 원본으로 사용하는데, 간송 해례본은 첫 두 장이 소실되어 후대에 누군가 가필하여 삽입한 것으로 영인 과정에서 잘못된 구두점 위치와 오자가 발견되었다. 이로 인해 학계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상태의 수정 없이 그대로 복제해야한다’ 라는 견해와 ‘목판의 글자를 모방하여 가필로 쓰인 부분을 바로잡은 후 영인해야 한다’ 라는 견해로 나뉘고 있다. 이번 문화재단에서 영인한 해례본의 경우, 후자의 견해를 반영하여 제작하였다.
훈민정음 영인본은 국립한글박물관 내 문화상품점 ‘아름누리’를 비롯,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상품점과 온라인상품점(www.museumshop.or.kr)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판매가격은 해례본 11만원, 영인본 9만원, 국·영문 해설서가 2만원이며, 포갑과 오동나무 상자도 각 2만원과 2만5000원에 별도 구입할 수 있다. (02)796-9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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