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종차별 항의 시위..오바마 행정부,인종 프로파일링 금지..지역경찰에는 미적용 실효성 의문

[사진 출처: CNN 동영상 캡처] 미국 인종차별 항의 시위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미국 인종차별 항의 시위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인종 프로파일링’ 금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새 지침을 발표했다.

인종 프로파일링은 연방 수사·사법당국이 피부색이나 인종 등을 기반으로 용의자를 추적하는 수사 기법을 말한다.

하지만 이 새 지침은 최근 백인 경찰에 의한 잇딴 흑인 사망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지역 경찰에는 적용되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에릭 홀더 미국 법무장관은 이날 ‘연방 법집행 기관은 일상적인 수사 과정에서 인종, 종교, 국적, 성별, 또는 다른 특성을 토대로 프로파일링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새 지침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구체적으로 허용되거나 허용되지 않는 법 집행의 사례도 제시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03년 마련된 가이드라인을 전면 개정한 것.

다만 용의자가 테러 등 특정 범죄나 안보 위협 등과 직결돼 있다는 구체적인 정보나 첩보가 있는 경우 인종, 민족 등의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

새 지침은 연방수사국(FBI) 등 법무부 산하 수사 기관이나 연방기관과 함께 공동수사본부 또는 전담팀(TF)을 꾸리는 주(州) 및 지방 수사기관에 적용된다. 그러나 지역 경찰과 국토안보부 등 국경 경비나 공항 승객 검사를 담당하는 연방 기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주민과 접촉이 많은 교통 순찰대나 911구조대, 동네 순찰 경관도 새 지침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 새 지침을 지역 경찰 등도 자발적으로 따를 것을 기대하고 있다.

에릭 홀더 장관은 성명에서 “최근 지역 차원에서 발생한 사건들이 국가 전반의 형사·사법 체계에 대한 불신으로 번졌다”며 “수사 기관에 의한 프로파일링은 소중한 인적 자원을 낭비하고 공신력을 훼손한다는 측면에서 나쁜 일이고 효율성이 떨어진다. 이번 지침 개정은 효율적인 경찰 업무를 위한 중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인권 단체들은 이번 조치에 대해 “큰 진전”이라면서도 지역 경찰 등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것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미국 인종차별 항의 시위 확산을 계기로 지방 정부도 백인 경찰에 의해 흑인이 사망하는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본격 나서고 있다.

미국 시카고 시는 경찰 및 보안요원들의 목조르기 기법 사용을 법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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