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 AT커니는 최근 발표한 ‘석유-가스 산업 M&A(Mergers and Acquisitions in Oil and Gas)’ 보고서를 통해 저유가 추세 지속에 따라 올해 석유·가스 섹터에서의 M&A가 큰 폭으로 증가 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6월 배럴당 최고 115달러에 달하던 브렌트유 가격이 현재 50달러 수준으로 하락함에 따라 석유·가스 기업들이 생산마진의 감소와 현금 유동성 악화의 이중고를 겪고 있으며, 이 같은 어려운 경영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적극으로 M&A를 추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이러한 추세는 작년부터 강하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2014년 11월까지 집계된 석유 및 가스 산업내 전체 M&A 계약 금액은 약 4400억달러(한화 약 480조원)로 2013년 3400억 달러(약 371조원)를 훨씬 넘어선 규모를 보였다. 2015년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원유를 감산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등 석유 및 가스 산업의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보고서는 글로벌 메이저 석유 기업(IOCs), 국영 석유 기업(NOCs), 독립 석유 회사(Independents), 석유 서비스 기업, 재무적 투자자 등 석유 및 가스 산업 내 모든 플레이어들이 향후 증가가 예상되는 M&A트렌드에 대한 대응책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알빈 시 AT커니 파트너는 “최근까지 석유·가스 산업 내 M&A는 업스트림(원유 탐사 및 생산) 영역을 중심으로 이루어 졌지만 향후에는 다운스트림(석유 화학제품 생산) 및 석유 서비스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M&A 비중이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IOCs들은 M&A 보다는 포트폴리오 최적화에 보다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들은 대형 M&A 보다는 수익성이 나지 않는 다운스트림 사업 및 비 핵심 자산매각을 통해 수익성 제고와 현금흐름 안정성 확보에 집중할 전망이다. 연구 결과 IOC들은 규모의 경제 창출을 위한 초대형 M&A 보다는 자사의 집중 영역에 따른 선별적인 인수를 선호 할 것으로 나타났다.
NOCs들은 IOC와 달리 에너지 안보, 선진 기술 취득 등 정부의 아젠다에 따라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M&A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많은 NOC들이 재무적인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요즘과 같은 저유가 시대의 M&A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독립 석유기업들은 원유가격 하락으로 인한 이익 및 투자여력 감소로 대규모 M&A에 뛰어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루코일(Lukoi)l과 같은 대형 독립 석유 기업 주도의 M&A는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저유가 기조를 견디지 못한 기업들이 시장에 지속적으로 매물로 등장할 것이며, 향후에는 소형 독립 석유기업들을 중심으로 규모의 경제 학보와 셰일오일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M&A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 서비스 기업들은 저유가 지속에 따라 석유기업들이 비용 절감에 돌입하면서 지속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소형 석유 서비스 기업들이 인수 타겟이 되고 있다. 이른 시일 내에 투자 여력을 보유한 대형 석유 서비스 기업과 시장 진입을 노리는 석유·가스 엔지니어링 기업과 같은 비전통적인 사업자들이 중심이 되어 시장 점유율 확대 및 통합 서비스 제공을 위한 소형 업체 대상 M&A가 증가할 것이다.
재무적 투자자들은 가장 적극적으로 M&A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주로 업스트림 투자 제원을 마련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재조정하는 글로벌 메이저 석유회사들의 다운스트림 자산 인수를 추진 할 것으로 예측된다.
보고서는 마지막으로 현재와 같이 변동성이 큰 저유가 시대에서는 산업 내 섹터 전반에 걸쳐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상황을 가장 잘 예측하고, 전략적으로 M&A를 활용할 수 있는 기업들만이 경쟁사들보다 나은 포지션을 확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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