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지연·안선영 기자 = 한국소비자원이 "백수오 제품 대부분이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를 사용한다"는 내용의 자료를 발표하면서 한국소비자원과 내츄럴엔도텍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22일 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과 내츄럴엔도텍 이천공장에 보관 중인 백수오 원료를 수거해 시험검사한 결과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 중인 32개 백수오 제품의 원료 진위여부를 조사한 결과 실제로 백수오를 원료로 사용한 제품은 3개 제품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1개 제품은 백수오 대신 이엽우피소만을 원료로 사용하거나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를 혼합하여 제조했으며, 8개 제품은 백수오를 원료로 사용한 것으로 표시되어 있으나 백수오 성분이 확인되지 않았다.
백수오는 갱년기장애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식물성 원료로 최근 중장년 여성을 중심으로 소비가 늘고 있다. 반면 이엽우피소는 백수오와 겉모양은 비슷하지만 간독성·신경쇠약·체중감소 등의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연구 보고가 있고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 아예 식품원료로 사용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한국소비자원의 이같은 발표에 국내 백수오 시장 1위인 내츄럴엔도텍은 소비자원의 검사의도와 절차, 방법 등에 이의를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먼저 시료의 '밀봉'이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시행규칙'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 등을 수거한 관계 공무원은 수거한 내용물을 수거한 장소에서 봉합하고 관계 공무원 및 피수거자의 인장 등으로 봉인해야 한다. 그런데 소비자원 측은 시료를 밀봉하지 않은 채로 가져가는 것도 모자라 원료 수거 다음날 조사를 의뢰하는 비정상적인 행위를 보여 의도를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사방법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내츄럴엔도텍 관계자는 "소비자원이 주장하는 근거인 농림부 조사방식(IPET)은 정확도가 낮아 백수오와 이엽우피소 감별에는 적합하지 않은 방식"이라며 "조사방법에 대한 소비자원 측의 말바꾸기, 원료 폐기 종용, 결과 축소를 요구한 거래 등을 미뤄볼 때 소비자원 측의 행위의 목적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내츄럴엔도텍은 한국소비자원 발표에 직격탄을 맞았다.
발표 이전인 21일 1주당 8만 6600원이던 내츄럴엔도텍 주가는 4거래일 만에 4만 5400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실적과 성장가능성을 인정받으며 코스닥 시가총액 8위(1조 7594억원)까지 기록했지만, 순식간에 24위(8777억원)로 주저앉았다.
내츄럴엔도텍과 소비자원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양 측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재조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 2월 내츄럴엔도텍의 원료를 조사했지만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최근 '가짜 백수오' 논란이 일자 재조사에 돌입, 이르면 오는 30일 결과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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