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해외진출의 명과 암](下) 해외진출 성공 관건은? … 적극적인 M&A 통해 현지화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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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3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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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아주경제 전운·문지훈 기자 = 현지화 전략의 실패, 경영 마인드의 부재로 인한 주먹구구식 해외사업은 국내 은행의 글로벌 행보에 장애가 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외진출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현지화가 해외진출 성패를 가르는 핵심가치인 만큼 현지 고용인의 확대, 인수합병(M&A)을 통한 현지 노하우 습득 등이 이뤄져야만 해외에서 글로벌 은행들과 경쟁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해외진출 대상국을 선정할 때부터 해당 은행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지역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정 지역에서 국내은행 간 경쟁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차별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쟁 은행에 대한 맹목적 추종이나 유망한 국가로의 쏠림을 지양하고 자사의 비교우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은행에 따라 비교우위가 다르기 때문에 경쟁 은행이 성공한 지역에서 똑같이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의 비교우위가 진출 대상국의 다른 은행들과 차별화되고 현지에서 재생산이 가능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글로벌 은행들의 해외진출 사례에서도 비교우위가 성공 여부로 작용했다. 산탄데르와 BBVA 등 스페인 은행들은 문화적 친밀감을 바탕으로 선진 금융 노하우를 재생산할 수 있는 중남미 시장에 진출해 성공했다. 또 HSBC와 BNP파리바 등도 해외진출 대상국을 결정할 경우 비교우위를 우선적으로 고려했으며, 싱가포르개발은행(DBS) 역시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 개발도상국 위주로 진출했다.

고객 차별화 역시 진출지역 선정과 함께 해외진출의 중요 요소로 꼽힌다. 글로벌 은행들의 성공에는 고객차별화도 한 몫했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은행들은 고객 프로파일을 분석해 핵심고객을 발굴하고 대출금리 감면이나 수수료 면제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며 "반대로 수익기여도가 낮은 일반고객에 대해서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에 대해 적정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재 우리·신한·하나 등 해외진출에 주력하고 있는 은행들은 최근 현지 금융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해외진출 전략을 수정, 성과를 내고 있음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 2013년 미국 현지 교민은행인 BNB은행을 인수했으며, 신한은행은 인도네시아 BME 지분 40%를 인수했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으로부터 사우다라은행과 현지 우리은행 법인 간 최종 합병을 승인받고 영업망을 가동하고 있다.

이처럼 중장기인 성공을 위해서는 최근 국내 은행들이 시도하고 있는 현지 금융사 M&A가 꾸준히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3~4년 전 만해도 국내 은행들의 해외진출 및 영업 노하우가 부족해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했다. 하지만 이는 자금조달 측면에서 대형 프로젝트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완전 자회사로 인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조언이다.

서병호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은 아직 대형 은행에 대한 인수·합병을 추진할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선 소규모 은행에 대한 M&A 및 통합(PMI)부터 성공한 이후 인수 대상의 규모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일단 신흥시장에서의 성공을 통해 노하우를 터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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