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SK하이닉스 가스 질식사고…작업자 3명 사망ㆍ4명 경상

시험가동한 배기덕트 내부 잔류가스에 질식 추정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공장 신축 현장에서 질식사고가 일어나 작업자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30일 낮 12시 25분께 이천시 부발읍 SK하이닉스 내 신축된 공장(M14) 8층에서 배기덕트(넓이 5㎡, 깊이 3m) 내부를 점검하던 서모(42)씨 등 3명이 갑자기 질식해 쓰러졌다. 배기덕트 밖에 있던 동료 직원 4명은 안으로 들어가 이들을 밖으로 빼낸 뒤 119에 신고했다.

소방당국은 서씨를 이천 파티마병원으로, 이모(43)씨와 강모(54)씨는 헬기를 이용해 원주 기독병원으로 옮겼지만 3명 모두 숨졌다.

구출을 위해 배기덕트 안에 들어간 작업자 4명도 현재 두통을 호소하는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력사 직원으로 알려진 서씨 등은 오전 9시께 배기덕트를 시험가동한 뒤 내부 점검을 위해 낮 12시께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과 SK하이닉스 측은 이들이 질소가스 또는 LNG(액화천연가스)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며 보다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당시 작업자들을 불러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한 뒤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발견되면 관련자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해당 공장에서는 지난달에도 절연제 용도로 쓰이는 지르코늄옥사이드 가스가 누출돼 13명이 경상을 입었으며, 지난해 7월에는 D램 반도체 공정라인에서 이산화규소 가스가 누출돼 작업자 2명이 병원치료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