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론 휩싸인 문재인號, ‘방탄 국회’ 중대 분수령…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5-08-13 11:5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meid@]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당의 원심력이 한층 커진 상황에서 13일 오후 박기춘 무소속(새정치연합 탈당) 의원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처리가 예정되면서 문재인호(號)가 중대한 갈림길에 봉착했다. 박 의원은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새정치연합이 “방탄 국회는 없다”며 ‘원칙론’을 앞세웠지만, 자칫 ‘박기춘 체포동의안’ 처리가 무산될 경우 문재인호는 즉각 ‘방탄 국회’ 책임론에 휘말리게 된다. 폭염정국이 ‘민생 국회 대 방탄 국회’ 프레임으로 재편된다면, 가뜩이나 분당·신당론의 불길에 사로잡힌 제1야당이 벼랑 끝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얘기다.

◆野 ‘자유투표’ 선택, 문재인 리더십 시험대

국회는 이날 오후 ‘박기춘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소집한다. 여야의 입장은 원칙론이다. 애초 새누리당의 파상공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던 제1야당은 전날(12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입장을 선회했다. ‘기득권 내려놓기’가 정치혁신의 핵심인 상황에서 제1야당이 기득권 세력으로 낙인찍힐 것을 우려한 조치로 보인다.

문 대표는 이날 김구 선생 묘소 참배를 위해 효창공원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박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와 관련해 “여야 의원들이 국민이 바라는 도덕적 기준에 따라서 양심 있게 판단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원칙론에 재차 힘을 실은 셈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새정치연합이 당론 대신 의원들의 자유투표로 표결에 임한다는 점이다. 문 대표도 이와 관련해 “표결은 당론으로 정할 사안은 아니고 의원들의 자유에 맡겨져야 한다”고 말했다. 당 내부에 박 의원에 대한 동정론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체포동의안이 부결 처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회 본청.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8월 첫째 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 지지율에서 새정치연합은 지난주 대비 2.0%포인트 하락한 26.1%에 그쳤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체포동의안 의결정족수는 ‘재적 의원 과반 출석, 재석 의원 과반 찬성’이다. 현재 국회의 재적 의원은 298명이다. 이 중 새누리당은 159명, 새정치연합 129명, 정의당 5명, 무소속 5명 등이다.

새누리당이 재적 과반을 확보했지만, 일부 의원들의 휴가 및 해외 출장으로 의결정족수 여부는 확언하기 어렵다. 체포동의안은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 보고 뒤 72시간 이내에 처리해야 하는 만큼 이날 처리하지 못한다면, 사실상 자동 폐기(14일은 임시공휴일) 수순을 밟게 된다.

◆체포동의안 부결 시, 김상곤 혁신위 동력↓

문제는 체포동의안이 부결될 경우 ‘문재인 책임론’이 정국을 뒤덮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김상곤 혁신위원회’의 동력은 한층 떨어진다. 현재 야권 외곽에선 천정배(무소속 의원) 신당과 박준영(전 전남도지사) 신당이 꿈틀대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과 당내 비노(비노무현)계가 ‘문재인 때리기’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위기에 처한 문재인호가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문재인 체제’의 위기는 지표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8월 첫째 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 지지도에서 새정치연합은 지난주 대비 2.0%포인트 하락한 26.1%에 그쳤다.

반면 새누리당은 같은 기간 3.4%포인트 상승한 39.9%를 기록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도 같은 기간 4.6%포인트 상승한 39.5%(매우 잘함 12.0%+잘하는 편 27.5%)로 나타났다. 부정평가는 4.5%포인트 하락한 54.0%(매우 잘못함 33.7%+잘못하는 편 20.3%)로 조사됐다. 부정평가와 긍정평가의 격차는 23.6%포인트에서 9.1%포인트 좁혀진 14.5%포인트로 집계됐다. 무응답층은 6.5%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추세도 비슷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주 대비 3.0%포인트 상승한 24.2%로 1위를 기록했지만, 박원순 서울시장(15.8%)과 문 대표(14.4%)는 같은 기간 2.6%포인트, 0.6%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1위와 2위 격차는 5.6%포인트 더 벌어진 8.4%포인트로 집계됐다.

‘박기춘 체포동의안’ 처리가 문재인호의 향배를 가늠할 리트머스 시험지로 불리는 이유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박기춘 체포동의안은) 법이 정한 절차와 시한에 맞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극에 달하는 상황이다. 만일 부결된다면, 방탄 국회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리얼미터 조사는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ARS) 방식을 통해 무선전화(50%)와 유선전화(50%) 병행 RDD(임의걸기) 방법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이며, 응답률은 전화면접 방식 18.8%, 자동응답 방식 5.4%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