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옹 꼬띠아르는 정말 아름답다. 영화 ‘이민자’(감독 제임스 그레이)에서 더욱 그렇다.
때는 1921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에 들어가기 위해 이민자들이 먼저 도착하는 뉴욕 엘리스 섬에 도착한 에바(마리옹 꼬띠아르)는 폴란드 출신이다. 1차세계대전으로 부모님을 잃고 폐병을 앓고 있는 동생과 함께 미국에 있는 이모내외를 찾아왔다.
그러나 동생은 질병본부에게 적발돼 엘리스 섬에 있는 병동에 입원하게 되고, 설상가상 에바 역시 입국이 거부된다. 이유는 배에서 ‘저속한 행위를 했다’는 것과 이모의 집주소로 알고 있는 게 유효하지 않다는 것.
그러나 에바는 브루노를 100% 믿지 않았다. 송곳을 베개 밑에 넣어두고 십자가를 머리 위에 뒀다. 에바는 어떻게든 돈을 벌어 동생을 빼올 생각만 했다.
에바는 돈을 벌기 위해 ‘자유의 여신상’ 코스프레를 하고 무대에 올랐다. 다른 여성들과 달리 몸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그러나 아름다운 얼굴은 누구에게나 매혹적이었다. 동료 댄서가 건넨 아편이 섞인 술을 마시고 몽롱해진 에바에게, 브루노는 매춘을 권한다. 그게 다 동생을 위하는 것이라며.
결국 에바는 어쩔 수없이 매춘을 하게 되고 브루노를 증오하게 된다. 한편, 브루노의 사촌 동생 올란도(제이미 레너)는 마술사다. 엘리스 섬에서 위문공연을 하다 에바를 보고 호감을 느낀다. 댄스홀에 돌아온 올란도를 극도로 경계하는 브루노. 두 사람은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마리옹 꼬띠아르, 호아킨 피닉스, 제레미 레너 등 배우들은 명연기를 펼쳤다. 호아킨 피닉스는 섬세한 연기를 보이다가 갑자기 광기를 뿜어내며 스크린을 압도한다. 제레미 레너 역시 사랑을 훔치려는 마술사 올란도로 완벽하게 분했다.
마리옹 꼬띠아르는 아름답지만 그의 연기는 더욱 아름답다. 능숙한 폴란드어를 구사하며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에바 역에 다른 배우는 생각이 나질 않는다. 웃는 연기도, 우는 연기도, 바나나를 껍질 채 씹는 연기 조차도 자연스럽고 아름답다. 이 시대 대체불가 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달 3일 15세 이상 관람가로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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