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 코미어가 지난 4일(한국 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UFC 192에서 구스타프손을 꺾고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1라운드 시작과 함께 코미어는 큰 슬램을 성공시켰다. 이 후 상대를 상위 포지션에서 압박하며 짧은 파운딩과 엘보우를 섞어 공격했다. 구스타프손은 1라운드 종료 1분전에서야 겨우 일어났지만 데미지는 많이 입지 않아 보였다.
2라운드 초반 코미어는 상대의 긴 리치를 활용한 펀치 공격에 고전하기도 했지만 이후 뺨 클린치와 더티 복싱으로 반격하며 데미지를 돌려줬다. 반면 구스타프손은 코미어의 전진 스텝과 압박에 거리를 유지하려 자주 뒷걸음치는 모습을 보였다. 2라운드 막판 코미어의 백을 잡으며 반격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4라운드에 접어들자 데미지가 쌓인 두 선수는 현격히 느려진 모습을 보였다. 서로의 펀치와 킥을 쉽게 허용했다. 구스타프손은 바디킥과 오른손 스트레이트 펀치로 코미어를 공격했고 코미어는 전진 스텝에 이은 훅과 넥 클린치 이후 어퍼컷으로 응대했다. 5라운드도 마찬가지지만 안정을 되찾은 코미어의 펀치가 적중하기 시작했고, 구스타프손은 코미어의 거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주 뒷걸음치고 뒤돌아 도망가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판정까지 간 두 선수의 경기는 2-1로 코미어의 승리로 끝났다. 심판 한명이 구스타프손의 손을 들어주긴 했지만 사실상 한 번의 위기를 제외하고는 코미어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구스타프손전은 어쩌면 존스를 제외하고는 코미어에게 상성상 가장 어려운 상대였을지도 모른다. 사이드 스텝을 경쾌하게 밟으며 테이크 다운 디펜스에 강한, 키가 큰 스타일은 작으면서 저돌적이고 레슬링을 특기로 한 코미어에겐 최악의 상성이었다. 더군다나 존스보다 레슬링은 약하지만 펀치는 더 강한 구스파프손은 코미어가 아무것도 못하고 질 수도 있는 위험한 상대였다. 존스와 비슷한 신장과 리치를 가지고 존스를 고전시킨 도전자라는 점에서 ‘대 존스 전의 재연’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를 통해 코미어는 한층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자신보다 월등히 크면서 또 느렸던 헤비급 선수들에게 맞춰져 있던 전략을 라이트 헤비급에 맞추는데 성공했다. 빠른 사이드 스텝을 바탕으로 한 타격을 잡기 위해 전진 스텝을 밟으며 끝까지 펀치를 냈다. ‘슈퍼맨 펀치’와 이고르 보브찬친이 자신보다 큰 선수를 잡기 위해 만든 ‘러시안 훅’을 여러 번 선보이며 상대가 거리를 잡기 어렵게 만들었다.
또 상대와 주먹을 주고받은 후 넥 클린치로 연결해 어퍼컷을 치는 패턴은 자신보다 크고 긴 상대들에게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또 5라운드 내내 압박을 유지하는 체력을 만듦으로써 존슨 전 경기 후반 보였던 탈진한 모습을 만회했다. 비록 넥 클린치 상황에서 니킥 허용이라는 약점을 드러내긴 했지만 다시 존 존스와 해볼만하다는 희망을 준 경기였다.
코미어는 타이틀 벨트를 소유하고 있지만 실력이 아니라 존스의 타이틀 박탈로 얻었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존슨과 재대결하지 않고 타이틀을 지켜봤자 팬들의 뇌리에는 영원히 2인자로 남을 것이다. 때문에 코미어 스스로도 존슨과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이번 경기로 코미어를 이길 수 있는 것도 존스고, 존스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파이터도 코미어라는 것을 증명했다. 승패는 겨뤄봐야 알겠지만 존스의 UFC 복귀와 동시에 성사될 이 두 파이터의 결전은 분명 1차전과는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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