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인사청탁과 사업 추진 대가로 5억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된 조남풍(77) 재향군인회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조 회장이 사업가로부터 받은 10억 원가량을 대의원들에게 뿌리고 회장에 당선된 사실도 밝혀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조종태 부장검사)는 조 회장을 이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육군사관학교 18기인 조 회장은 육군 대장 출신이다.
검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 4∼6월 향군 산하 기업인 향군상조회 대표로 임명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이모(64), 박모(69)씨로부터 각각 6000만원, 5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 이씨는 향군상조회 대표로, 박씨는 향군상조회 강남지사장으로 선임됐다.
조 회장은 지난 9월 향군과 중국제대군인회의 관광교류 사업을 추진하던 조모(69)씨로부터 사업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4억원을 건네받은 혐의도 있다.
돈을 준 조씨는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을 지낸 재중동포 조남기씨의 조카로 알려졌다. 조씨는 조 회장에게 돈을 건넨 이씨 등과 함께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기관장 선거 때 금품 제공을 금지하는 공직선거법과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에는 향군이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반면 농협이나 수협, 중소기업중앙회, 새마을금고, 재건축조합 등의 조합장이나 기관장 선거에서는 유권자에게 금품을 뿌리면 처벌된다.
향군은 공공성이 있고 많은 이권사업을 벌이는 점을 감안해 검찰은 업무방해죄를 적용했다.
조 회장은 선거과정에서 뿌린 10억원의 대부분을 사업가인 또 다른 조모(50)씨로부터 조달했다.
검찰은 조씨가 조 회장에게 선거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같은 액수만큼을 회삿돈에서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조 회장 외에도 향군 간부 등이 산하기관 및 하청업체에서 금품을 받았다는 단서를 확보하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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