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허희만 기자 =철새들의 머나먼 여정. 수천만 번의 날갯짓을 잠시 거두고 또 다른 비상을 위해 고단한 몸을 쉬어가는 곳 금강. 그 길목에서 인간과 자연이 함께 만드는 새로운 여행이 시작된다.
군산시와 서천군이 공동 주최하는 ‘2016 군산-서천 금강철새여행’이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군산금강철새조망대, 금강습지생태공원, 서천조류생태전시관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로 13회째를 맞이하는 ‘금강철새여행’은 군산시의 대표적인 생태관광 축제로 특히 올해는 어린이, 가족단위 관광객을 위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지역 주민이 함께하는 행사로 펼쳐질 예정이어서 더욱 기대감을 갖게 한다.
또한 ‘철새’라는 동일한 소재로 비슷한 시기에 각각 축제를 개최하던 군산시와 서천군이 작년부터 공동개최를 결정, 지자체간 묵은 갈등을 해소하고 상생발전을 시도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은빛 날갯짓으로 하늘을 수놓을 철새를 기다리며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 금강호에서 펼쳐지는 ‘2016 군산-서천 금강철새여행’을 미리 만나보자.
▲ ‘사람과 자연의 공생’ 철새와 생태계 보호를 위한 공감대 형성에 주력
군산시는 가창오리 도래시기에 맞춰 행사를 추진해 오던 것을 최근 몇 년 전부터 시기를 앞당겨 겨울 철새를 맞이하는 행사로 정체성을 재정립했다.
이는 본격적인 도래시기에 앞서 철새가 쉴 수 있는 환경조성에 주민들 스스로 동참하는 계기를 만들고, 철새보호 및 생태계 보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행사 초점을 맞춘 것으로 행사 기간 체험비로 받은 수익금을 철새보호활동 기금으로 활용하는 등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는 장으로의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이밖에도 철새가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편안히 쉴 수 있도록 나포면 십자들 금강제방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금강호, 만경강 유역 농가에 볏짚 존치, 보리 경작을 독려하여 지역주민과 함께 철새 쉼터조성에도 매진하고 있다.
▲ 철새가 이어준 상생의 길, 군산시·서천군의 화합의 장
올해 ‘금강철새여행’은 군산시와 서천군이 공동 주최한 두번째 행사로, 지난해에는 개막식만 공동개최 후 프로그램은 독자적으로 추진하던 것을 올해는 4차례의 행정실무협의회를 통해 관광코스 연계, 공동 프로그램 발굴 등에 양 시·군이 머리를 맞댔다.
그 결과 스탬프투어, 철새먹이 모금행사, 탐조투어를 공동 운영함으로써 관람객이 군산시와 서천군 양쪽 행사장을 모두 둘러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한편, 개막식에서는 상생과 협력 메시지를 담은 축하공연과 개막 퍼포먼스를 연출하여 공동개최 취지에 맞는 보다 통합적인 행사로 운영될 예정이다. 또한 행사 후에도 금강호 철새서식지 조성을 위한 철새먹이 제공행사 등을 통해 교류를 이어갈 계획이다.
▲ 다채로운 생태 체험 및 주민주도형 행사로 거듭
타 지역 업체나 외부 기관이 아닌 지역민이 직접 준비하고 운영하는 주민주도형 축제를 만들기 위해 군산시는 사전에 축제 프로그램에 대한 시민 아이디어 공모를 실시했다.
그 결과 총 47개의 프로그램 중 절반 이상인 27개 프로그램이 지역 주민과 관내 기관 참여로 운영되며 특히 군산대의 ‘군산에 사는 식물ㆍ곤충 바로알기’ 체험, 군장대와 호원대의 먹거리 부스 운영, 품우리협동조합(사회적기업)의 영농체험, 군산시 다문화지원센터, 군산보리진포빵연합회 등이 동참해 군산 시민은 물론 타 지역 관광객들에게 군산을 더 자세히 알리고 좋은 이미지를 갖게 하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또한 단순 이벤트성 프로그램을 지양하고 어린이 행복도시 명성에 걸맞게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참여해 즐길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과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는 교육형 프로그램을 준비해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일일 사육사 체험, 동물 교감 생태설명회 등 일부 프로그램은 벌써부터 참가 접수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어린 자녀를 둔 학부형들의 관심이 뜨겁다.
▲ 새들과의 특별한 만남, 탐조투어
이번 행사의 메인 프로그램은 역시 탐조투어이다.
탐조투어는 도보여행, 자전거여행, 버스여행 등 3개의 코스로 진행되며 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금강의 철새들을 직접 눈앞에서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금강호를 찾은 청둥오리(영명 Common Mallard)와 흰뺨검둥오리(영명 Spot-billed Duck), 흰죽지(영명 Pochard), 쇠기러기(영명 White-fronted Goode) 등 금강의 황금빛 석양을 배경으로 철새의 화려한 날갯짓을 현장에서 볼 수 있어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군산시는 축제가 끝난 후에도 본격적으로 가창오리가 도래하는 12월말부터 내년 2월말까지 주말 탐조투어를 계속 운영할 계획이다.
▲ 자연과 인간이 함께하는 대표 생태축제로의 발돋움을 꿈꾸며
급격한 기후변화와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매년 우리나라를 찾는 철새의 수도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군산시는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라는 명성을 지켜나가고 생태도시로의 위상 정립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 고민은 금강철새여행에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번 금강철새여행이 단순히 둘러보고 즐기는 것으로 끝나는 행사가 아닌 군산과 서천이 시군간 경계를 넘어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함께 고민하고 후손들에게 물려 줄 생태 환경을 지켜나가는데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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