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홍콩에 2년 가까이 이어진 소비 침체에 홍콩 소매상들이 중국 대륙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1세기경제보 24일 보도에 따르면 홍콩 고급 보석브랜드 저우다푸(周大福)는 올해 6~9월 홍콩 마카오 지역 매장 6개 문을 닫았다. 저우다푸는 같은 기간 홍콩 마카오 인건비도 전년 동기 대비 12.4% 줄였다. 이로써 올 들어 9월말까지 저우다푸의 홍콩 마카오 직원 수는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16.8% 감소했다.
정자춘(鄭家純) 저우다푸 회장은 "과거 몽콕 나단로드에 쇼핑족들이 많아서 매장을 몇개 열었는데 지금은 쇼핑족도 줄어든데다가 시장이 포화상태라 매장 수를 줄었다"고 해명했다.
저우다푸는 대신 중국 대륙에서는 여전히 연간 50~60개씩 매장을 확대한다는 목표는 계속해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저우다푸는 중국 대륙에 모두 219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홍콩 뷰티스토어 샤샤(莎莎)도 올해 9월말 기준 홍콩 마카오 지역에서 수익성이 악화된 5개 매장을 폐점 조치했다. 샤샤는 중국 본토 쇼핑센터에 매장을 열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중국 본토 관광객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홍콩 소매업체들이 홍콩 밖으로 눈을 돌린 것은 홍콩내 중국 본토 관광객 감소 여파로 소비가 침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우다푸는 올 회계연도 상반기(4~9월)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5% 감소한 12억2200만 홍콩달러(약 1800억원)에 그쳤다. 영업수익도 23.5% 줄어 215억3000만 홍콩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홍콩·마카오 지역 매출이 25.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샤샤도 순익이 37.3% 감소했으며, 특히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홍콩·마카오 지역 매출이 3.6% 하락했다.
홍콩 통계처에 따르면 9월 홍콩 소매판매액은 339억 홍콩달러(약 5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다. 이로써 홍콩 소매판매업은 19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홍콩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소매업계가 불황에 빠진 것. 올 들어 9월까지 홍콩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동기 대비 2.4% 줄었다. 지난 한해에도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보다 3% 줄었다.
중국 정부가 2013년 비자 발급 없이도 중국인의 홍콩 자유여행을 허용한 이후 홍콩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폭증하면서 홍콩 소매업계는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홍콩 민주화 시위, 반중 감정 여파로 2015년 이후부터 점차 관광객 증가세는 둔화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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