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 탓에 공학계열보다 상대적으로 취업이 불리한 자연계열 고용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자연계열을 전공한 15∼29세 청년 남성의 고용률은 69.6%였다. 이는 1년 전인 2015년 하반기보다 4.9%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하반기 기준으로 가장 낮은 것이다.
자연계열 청년 남성의 고용률은 불과 2013∼2014년만 해도 전체 평균 고용률(약 75%)을 웃도는 77% 내외를 기록하는 등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2015년 1분기 전년보다 5.3%포인트나 낮은 69.3%를 기록한 뒤 70% 내외에서 맴도는 모습이다.
때문에 자연계열 청년 남성의 고용률은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인문사회 전공 청년 남성보다 뒤처졌다. 지난해 하반기 인문사회 전공 청년 남성 고용률은 69.7%로 자연계열 전공자보다 0.1%포인트 높았다.
인문사회 청년 남성 고용률도 꾸준히 떨어지는 추세지만 하락 폭이 0.5%포인트 내외로 자연계열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락 속도가 더딘 편이다.
자연계열 전공 청년 남성 고용률은 같은 전공의 청년 여성의 고용률보다도 처음으로 뒤처졌다.
지난해 2분기 자연계열을 전공한 청년 여성 고용률은 1년 전보다 1.8%포인트 떨어진 70.5%에 그쳤지만 남성보다는 0.9%포인트 높았다.
남녀 구분 없이 지난해 2분기 전공별 고용률을 보면 의약계열이 83.6%로 가장 높았고, 교육계열(75.9%), 예술체육(75.9%), 공학계열(75.0%) 등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반면 자연계열, 인문사회는 각각 70.2%에 그쳐 다른 전공들과 큰 차이를 보였다.
자연계열 남성의 고용률의 급격한 하락은 지난해 제조업 취업자 수 급감에 따른 영향이 크다. 제조업은 업종 특징상 취업자 대부분이 공학계열이나 자연계열 전공자들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해 3분기 직무별 채용공고 204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 생산·제조 업종의 62.7%가 공학계열을, 10.8%가 자연계열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7월 6만5000명 줄어든 이후 9개월째 고꾸라지고 있다.
제조업 불황이 지속되면서 공학계열 전공자보다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자연계열 전공자에게 기회가 더 제한됐다는 것이다.
통계청은 여성보다 남성의 고용률이 더 빠르게 악화된 것은 전체적으로 지난해 남성 고용률이 여성에 비해 낮게 나타난 경향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자연계열 전공 여성의 고용률이 높게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여성의 사정이 나아졌다고 볼 수 없다. 지난해 남녀 모두 고용률이 하락한 가운데 남성의 상황이 더 안 좋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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