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중앙회가 자본 확충이 시급한 MG손보에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과거 MG손보 인수를 이끌었던 신종백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의 올해 임기 내에 서둘러 유상증자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MG손보의 유상증자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이달 중 임시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증자 시기는 올해 연말 이전이 유력하며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MG손보 보통주 지분 93.93%를 가진 사모펀드 '자베즈제2호유한회사'의 주요 재무적 투자자로서, 사실상 MG손보의 대주주나 다름없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유상증자가 신 회장을 포함해 현재 중앙회 이사회의 결자해지(結者解之)적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내년 새로운 중앙회 회장이 선임돼 그룹 내에서 MG손보의 입지가 불안해 질 수 있기 때문에 변수가 없는 지금 시점에서 유상증자를 마무리하 하겠다는 얘기다. 신 회장은 2013년 MG손보 인수를 주도했으며, 회사에 대한 애착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2013~2014년만하더라도 MG손보 인수는 신 회장의 대표적인 치적으로 꼽혔다. 신 회장은 MG손보라는 굵직한 M&A 성과를 바탕으로 '금융영토 확장' 비전을 제시하면서 2014년 중앙회 선거에서 연임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 중앙회 내부에서 MG손보 인수를 신 회장의 치적이 아닌 실수로 보는 시각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MG손보의 실적 악화와 무관하지 않다. MG손보는 2013년 재출범 이후 아직까지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3년 394억원, 2014년 906억원, 2015년 498억원, 지난해 28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누적된 적자는 재무건전성을 잠식했고 금융감독 당국의 기준치를 하회하는 일도 종종 발생했다. 결국 중앙회는 지금까지 MG손보에 3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추가로 쏟아 부어야 했다.
그럼에도 MG손보의 재무여건이 회복되지 못해 추가로 증자를 해야 할 상황이다. 중앙회 내부에서 MG손보 인수를 신 회장의 실패 사례로 여기는 시각이 적지 않은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둔 신 회장이 스스로 인수한 MG손보 문제를 최대한 해결하고 가려는 것 아닌가 싶다"며 "시급하게 자본 확충이 필요한 MG손보 입장에서도 연내 유상증자를 원하고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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