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보험부채 시가평가 대비가 부족하다는 판정을 받았던 ABL생명이 올해는 '건전성 취약사'의 꼬리표를 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기준 보험부채적정성평가(LAT) 결과 잉여액이 매우 적어 책임준비금 결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ABL생명의 LAT 잉여액은 28억원에 그쳐 25개 생보사 중 최하위로 나타났다. LAT 평가액(보험부채 측정치)이 13조7931억원임을 감안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잉여액 규모 24위인 교보라이프플래닛도 ABL생명의 4배가 넘는 117억원의 잉여액을 쌓았다.
LAT는 각 보험사의 보험부채 시가평가액을 추정해 그 이상의 책임준비금을 적립토록 하는 제도다. LAT 평가액은 보험부채 시가평가 시 보험사의 부채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다. 잉여액 규모는 보험사가 얼마나 완충 자금을 준비하고 있느냐를 의미한다.
보험업계에서는 ABL생명의 준비가 많이 부족하는 평가가 대다수다. 지난 2년 동안 보험부채 시가평가 대비가 미비했다는 지적을 받았음에도 아직 뚜렷한 개선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ABL생명은 2015년과 지난해 연속으로 책임준비금이 부족해 추가로 적립금을 쌓아야 한다는 판정을 받았다. 지난 2013년 LAT 제도가 시행된 이후 책임준비금이 부족하다는 판정을 받은 보험사는 ABL생명이 유일하다.
건전성 취약사 꼬리표가 붙은 것도 아쉬운 일이나 LAT로 인해 수익성까지 줄어드는 점이 문제다. LAT생명은 최근 2년 동안 수백억원 규모의 책임준비금을 추가 적립하느라 이익잉여금을 소진해 당기순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ABL생명은 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도 준비금을 추가 적립해야 한다면 적자 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대주주가 중국 안방보험으로 변경된 이후에도 ABL생명이 LAT에서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IFRS17(국제회계기준) 도입 전후 큰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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