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명의 사상자를 낸 천안 라마다 호텔의 화재가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됐다. 불이 난 직후 객실 손님들은 전화로 화재 안내를 받아 상대적으로 대피가 빨랐지만, 건물 2층에 있던 식당 직원들은 비상벨 소리, 대피 안내 방송 등을 전혀 듣지 못해 피해가 컸다는 것이다.
14일 오후 4시 56분경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 라마다앙코르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4시간 만에 진화됐지만, 최초 신고자인 호텔 직원 A씨가 숨졌다. 또 소방대원 4명을 포함한 19명이 화상을 입거나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화재 부상자들은 YTN과의 인터뷰에서 “비상벨도 안 울리고 방송도 안 하고 아무것도 안 했다”라며 “(화재경보를) 틀려고, 직원이, 한 여자분이 두드렸는데 그게 벨이 소리가 안 났다”고 말했다.
화재 사실을 알지 못해 아찔한 순간을 경험한 직원도 있었다. 이 직원은 불이 난 줄 모르고 지하 1층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가 문이 열리자마자 화염과 연기가 쏟아져 들어왔다. 다행히 엘리베이터 문이 자동으로 닫혀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소방당국은 불이 시작된 지하 1층의 열기가 너무 심해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히면서 건물의 스프링클러 정상 작동 여부도 확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천안서북경찰서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대규모 인력을 투입, 전담 수사팀을 구성하고 화재와 인명피해 발생 원인을 분석할 계획이다. 전담 수사팀은 조상규 형사과장을 중심으로 형사팀 4명, 강력팀 20명, 지능팀 10명 등으로 편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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