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가격을 낮추라는 교육부 명령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동아출판과 와이비엠, 대학서림, 음악과생활 등 출판사 4곳 등이 교육부 장관과 울산 등 지방교육감들을 상대로 낸 ‘가격 조정 명령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고 전부승소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검정도서와 인정도서의 가격이 부당하게 결정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가격 조정 명령을 내리기 위해서는 초·중등교육법이 규정한 ‘부당가격 우려’ 사항에 해당돼야 한다”면서 “교육부 장관은 가격 조정 명령 시 이러한 우려가 있었음을 증명하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가격 조정 명령을 내리기 위해서는 별도의 가격 부당성에 대한 판단이 필요한데도 교육부와 각 지방교육청이 이를 누락했다”며 “항소심에서 원고패소로 판결한 부분을 전부 취소하라”고 선고했다.
2014년 3월 교육부는 검정교과서 175개 중 171개에 대해 초등학교 교과서의 경우 34.8%, 고등학교 교과서는 44.4% 인하하라고 여러 출판사에 명령한 바 있다.
이에 각 출판사는 교육부 명령에 반발해 교과서 추가 발행·공급을 중단했다가 여론을 의식해 공급 재개를 결정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이후 동아출판 등이 가격 조정 명령의 효력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그러나 1심은 교육부가 권고가격 산정 등에 관한 절차를 거쳤으므로 절차적 위법성이 있다는 주장은 이유가 없다며 원고측 주장 대부분을 기각했다.
2심도 “교과서 가격이 부당하게 결정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교육부 장관이 교과서 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조정할 수 있게 했으므로, 교과서 다양성·전문성·품질 등이 저해된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출판사 주장을 받아들인 대법원 결정으로 가격조정 명령은 서울고등법원 2심 재판에서 다시 다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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