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순위 청약’이 등장했습니다. 1순위도, 2순위도 아닌 무순위라니, 많이 생소합니다. 최근 서울 첫 사전 무순위 청약접수 단지인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의 무순위 청약에는 1만4376건이 접수됐는데요. 청약 당첨은 남의 얘기인 현금부자, 다주택자, 줍줍 투자자 혹은 갈아타기에 관심이 있는 수요자들이 몰린 것으로 보입니다. 무순위 청약이 뭔지 알아볼까요?
Q. 잔여물량 '줍줍'한다고? 잔여물량이 뭐길래
A. 청약 가점이 낮은 유주택자에게 청약 당첨은 꿈만 같은 얘기입니다. 잔여물량만이 희망이죠. 잔여물량이란 청약이 끝나고 당첨자 중 부적격자의 물량 혹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은 물량을 일컫습니다. 청약 경쟁률이 수백 대 일에 달하는 아파트여도 잔여물량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미친 경쟁률을 뚫었더라도 계약금 등 현금 마련 부담에 계약을 포기하는 이들도 있고, 청약 제도가 워낙 자주 개편돼 부적격자들이 나오기 때문이죠.
Q. 줍줍은 무조건 밤샘 줄서기?
A. 그간 건설사 대부분은 잔여물량을 선착순으로 분양했습니다. 잔여물량을 갖고 싶으면 최대한 아침 일찍 나와 모델하우스 앞에서 줄서면 되는 거죠. 청약통장이 없어도, 유주택자여도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경쟁률이 높은 아파트는 밤샘 줄서기가 예사고, 대리 줄서기 등의 불공정한 방식도 횡행했습니다.
Q. 밤샘 줄서기 끝? 클릭으로 잔여물량 예약하자
A.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밤샘 줄서기라니. 올드해도 너무 올드합니다. 그런데 올해부터 줍줍의 방식이 바뀌었습니다. 클릭만으로 잔여물량을 예약하는 ‘무순위 청약’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줄 서게 하지 말고 청약처럼 잔여물량도 아파트투유에 맡기는 겁니다. 무순위 청약은 2월 1일 이후 입주자모집공고를 낸 단지들부터 적용됩니다. 다만, 투기·청약과열지역은 의무사항이고 그 외 지역은 건설사 재량으로 시행할 수 있으니 모든 아파트가 다 하는 것은 아닙니다.
Q. 1순위 청약 이틀 전을 주의하라?
A. 사전 무순위 청약은 1순위 청약에 앞서 이틀 간 진행됩니다. 잔여물량이 발생하기 전, 미리 아파트투유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걸어 놓는다고 생각하면 쉽겠네요. 당첨 이력 기록이 남지 않으니 부담도 덜 합니다. 또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1순위 청약을 넣으려는 분들도 중복 접수할 수 있으니, 가점이 낮다면 미리미리 무순위 청약을 해두는 게 좋겠습니다. 다만, 투기·청약과열지역에선 해당 주택건설지역이나 해당 광역권(서울의 경우 수도권) 거주자여야 하니 주의해야겠습니다.
Q. 주목할 만한 아파트 단지는?
A. 무순위 청약은 사전만 있는 게 아닙니다. 사전접수와 잔여분에 대한 추가 모집인 사후접수, 불법전매나 공급질서 교란자의 주택을 회수해 모집하는 계약취소주택 재공급 등 세 가지로 진행됩니다.
이달 중 모델하우스를 열 예정인 ‘방배그랑자이’가 사전 무순위 청약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사후접수로는 일반분양분의 11%에 해당하는 62가구가 미계약분으로 나온 `태릉 해링턴플레이스`와 일반분양 후 잔여세대 22가구가 남은 `호반써밋 자양 주상복합`이 오는 15일 각각 무순위 접수를 받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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