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대 김성은 전 해병대사령관 회고록 中
"대부분의 해병은 진동리 전투에 이은 통영상륙작전을 계기로 뉴욕 해럴드 트리뷴지의 종군기자 마거릿 히긴스가 쓴 ‘귀신 잡는 해병(They might capture even the devil)’이라는 기사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하지만 이 기사는 입증되지 않은 반면, 진동리 전투에서 가진 UPI 인터뷰 타전은 기록으로 보관돼 있습니다. 이때부터 귀신 잡는 해병 닉네임이 잉태됐습니다."
제6대 공정식 전 해병대사령관 회고록 中
하지만 '해병 혼(魂)'의 상징이기도 한 '귀신 잡는 해병대'가 해병대도 유래를 헷갈리는 '근거가 불분명한 용어'라면 어떨까. 실제로 김성은, 공정식 전 해병대사령관조차 각각의 회고록에 다른 유래를 적고 있다.
팩트를 체크해보면 공정식 전 사령관의 주장에 힘이 실린다. 마거릿 히긴스가 소속됐던 뉴욕헤럴드트리뷴은 1966년 폐간됐다. 이 과정에서 과거 기사자료 다수가 유실됐고, 'They might capture even the devil(귀신 잡는 해병대)' 기사도 소실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공정식 전 사령관의 주장만을 차용하기도 어렵다. 기록으로 찾을 수 없다뿐이지 마거릿 히긴스가 쓴 'They might capture even the devil'이라는 기사 제목에서 유래됐다는 김성은 전 사령관의 주장이 해병대 현역과 예비역에게 가장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공정식 전 사령관 이후 이승도 신임 사령관 전까지 총 28명의 사령관이 해병대를 이끌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정확한 유래를 밝혀내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해병 혼(魂)'으로 대표되는 '귀신 잡는 해병대'도 시대의 풍파에 깎이고 쓸려 의미가 점점 바래지고 있다.
해병대 안팎에서 "이대로는 김일성 '솔방울 수류탄'과 다를 게 없다, 해병대가 '귀신 잡는 해병대' 유래를 확실하게 찾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볼멘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그간 해병대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실제로 해병대 정훈 및 군사연구소 관계관들의 자료 확인을 위한 활동은 간헐적으로 이뤄져 왔다. 하지만 "자료 확보에 제한 사항이 많았다"는 해병대 관계자의 말처럼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이승도 신임 사령관은 해병대 최초 4성 장군 진급 대상 자격이 주어진 '수혜자'임과 동시에 후임 사령관들에게 이정표가 돼야할 막중한 책임을 어깨에 짊어진 '시혜자'이가도 하다.
해병대 장성 출신 한 예비역은 "7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해병대, 바래지는 '해병 혼(魂)'을 앞에 두고, 이정표를 만들어갈 이승도 사령관의 첫 발자국은 '귀신 잡는 해병대' 애칭을 찾는 것에서 시작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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