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래의 소원수리] 희생양 찾기 이전투구(泥田鬪狗)로는 '해양판 노크귀순' 재발 못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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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19-06-2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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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계작전 실패로만 몰아 실무부서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옳지 못해"

희생양 찾기 이전투구(泥田鬪狗)가 벌어지는 것일까. 국방부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해양판 노크귀순' 사건의 징계 대상과 수위를 놓고 확인되지 않은 의견들이 분분하다.

일단 23사단을 비롯한 해군 1함대 해상·해안 경계작전 관련 부대 지휘관들은 징계의 칼날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갑론을박의 진원지는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이다.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의 징계 여부에 따라 직접 보고를 받는 박한기 합참의장과 정경두 국방 장관까지 책임 소재가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북한 어선 삼척항진입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병대 1사단장을 지낸 조강래 소장이 실장으로 있는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은 지난 15일 '해양판 노크귀순' 사건 당일부터 1박 2일간 현지에 내려가 경계작전의 문제점 등을 살폈다.

통상적으로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은 '판단'이 아닌 '사실'만 확인해 윗선에 보고한다. 판단은 지휘관의 몫이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지난 2012년 노크귀순때 거짓 보고와 발표로 인해 군이 얼마나 곤혹스러웠는지 전비태세검열실이 경험해봤기 때문에 하지 말아야할 것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전비태세검열실이 현장에서 발견한 과오를 보고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방부 합동조사단이 "경계ㆍ감시 작전 문제점이 추가로 드러났다"며 조사기간을 연장하면서 '윗선' 책임론이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의 최초 조사결과 '보고'나 박한기 합참 의장‧정경두 장관의 '판단', 혹은 두 가지 모두 문제가 있었음이 반증됐기 때문이다.

핵심은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이 윗선에 어떻게 보고했는지가 아니라, 이후 17일 열린 국방부의 첫 정례브리핑에서 "전반적인 해상·해안 경계작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엉터리로 판단한 '주체'에 있다.

문성묵 한국전략문제연구소 통일전략연구센터장은 "국민에게 발표하는 것은 (국방부) 실무부처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통상적으로 문안을 작성을 하면 장관에게 보고를 하고 유관부처에 협의를 거쳐 청와대까지 보고를 마친 상태에서 발표를 한다"며 "일파만파 확대된 이번 사건을 실무부서의 경계작전 실패로만 몰아 책임을 돌리는 것은 옳지 못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군 내부에서는 정경두 장관과 박한기 의장을 지키기위한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윗선' 책임론이 거세지면서 오는 8월 예정된 첫 작전운용능력(IOC:Initial Operational Capability) 검증 및 평가에 대한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작권 전환을 위한 IOC 검증 및 평가를 한국군 대장 주관으로 실시하는데, 정경두 장관과 박한기 의장이 '해양판 노크귀순' 사건을 책임 지면 오는 2022년께로 예상되는 전작권 전환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정경두 장관과 박한기 의장 모두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바른미래당 등 야당을 중심으로 정경두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제출'이 이르면 28일 중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박한기 의장은 지난 25일 '6·25 참전용사 행사'서 문재인 대통령 연설 도중 졸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곤혹을 치렀다.

 

2018년 10월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제41대 합참의장 취임식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박한기 신임 합참의장에게 부대기를 전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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