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커라는 기능에 더 충실해진 핏비트 '인스파이어 HR'을 이달 12일부터 29일까지 약 17일 동안 사용해봤다.
인스파이어 HR은 '인스파이어' 모델에 24시간 심박 수 모니터링 기능을 더한 제품이다. 제품 디자인은 전형적인 트래커 모양으로 클래식하다. 밴드 재질은 실리콘 계열로 스포츠 시계에 흔히 사용되는 탄성중합체 소재다. 여름에 땀이 나도 착용하기 불편함이 없다.
디스플레이는 그레이스 케일 발광다이오드(OLED)를 채택했다. 실내 생활에서는 전혀 불편함이 없지만, 햇빛이 강한 야외에서는 화면이 잘 보이지 않아 손으로 가리고 그늘을 만들어야만 보였다. 별도로 터치하지 않아도 손목시계를 보듯이 트래커와 얼굴을 마주하면 화면이 자동으로 켜지는 점은 무척 편했다.
핏비트 제품은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해야 진가를 발휘한다. 첫 화면에 총걸음 수와 이동거리, 소모 칼로리, 활동시간, 수면 시간, 지방연소 구간 등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또 러닝, 사이클링, 요가 등 원하는 운동을 선택하고 거리, 시간, 칼로리 소모량 등 원하는 목표를 설정하면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실시간 알림을 받을 수 있다. 또 인스파이어 HR 화면 디자인을 본인이 원하는대로 선택해 설정할 수 있다.
마감 시간에 한창 집중해서 일을 하다보면 책상에 오래 앉아 있기 마련이다. 이 때 손목에 진동이 온다. 인스파이어 HR이 움직임이 적다는 것을 인지하고 운동을 권한다. 그때서야 '내가 너무 앉아 있었구나' 싶어서 스트레칭이라도 한 번 더 하게 됐다. 허리가 좋지 않은 기자에게는 매우 유용한 기능이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깜짝 놀란 일이 있다. 잠을 자고 일어나자마자 시간을 확인하려고 인스파이어 HR을 봤는데 걸음수가 1만2000이 돼 있었다. 순간 제품이 고장 났나 싶었다. 알고 보니 간 밤 업무상 음주를 한 후 숙취에 시달려 심하게 뒤척이다보니 숫자가 저렇게 올라간 것이었다.
술 마신 당일 밤엔 수면의 질 역시 좋지 않았다. 총 5시간 수면 중 '수면 중 깨어남'이 3시간이나 됐다. '깊은 수면'은 40분밖에 되지 않았고 '얕은 수면' 55분, '렘수면' 25분이었다. 술 마신 다음날 느끼는 극도의 피곤함이 기분 탓이 아니었다는 점이 증명됐다. 수면은 인스파이어 HR을 손목에 차고 잠들면 알아서 수면측정 모드로 전환된다. 주말에 낮잠을 몇 번 잔 적이 있는데, 낮잠은 별도로 측정되지 않았다.
아무래도 전자제품이다보니 손을 씻거나 비를 맞을 때 등등 신경 쓰인다. 인스파이어 HR은 방수지원이 된다. 수심 50미터 방수로 수영을 해도 무방하다. 때문에 평소 세수를 하거나 샤워할 때 굳이 트래커를 탈착하지 않아도 돼서 편했다. 그래도 제품을 오래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밴드가 물기 또는 땀에 젖은 경우 밴드를 풀고 물기를 완전히 건조시킨 후 착용하는 게 좋다.
이 제품은 '자동운동 모니터링' 기능이 있다. 걷기, 달리기, 수영, 사이클링 등 다양한 운동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이를 핏비트 앱에 기록해 준다. 평소에는 인식이 잘 됐다. 그런데 제품을 사용하는 동안 딱 한번, 반려견이랑 평소처럼 산책을 했을 뿐인데 에어로빅을 했다고 알람이 뜬 경우가 있었다. 너무 격하게 걸었던 것일까.
'온 스크린 알림' 기능이 있어서 스마트폰으로 전화나 문자가 오거나 캘린터 알림 등이 오면 인스파이어 HR에도 알림이 온다고 한다. 기자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호환이 되지 않아서 이는 사용해 보지 못했다.
요즘은 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종류의 웨어러블 기기가 출시됐다. 굳이 웨어러블 기기가 없어도 스마트폰만으로도 운동이나 건강관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핏비트 인스파이어 HR 트래커는 순수하게 운동을 위한 목적으로 착용하게 된다. 손목에 트래커를 차고 있기만 해도 본인 스스로에게 '움직여라'라는 메시지를 주는 효과가 있다.
▲좋은점
-트래커 본연의 기능에 충실
-운동을 스스로 하게 됨
-데이터를 쌓기만 하지 않고 분석해주고 제안도 해줌
▲아쉬운 점
-5년 전 제품이 있으면 굳이 새로 안사도?
-충전 케이블을 반드시 들고 다녀야 함
-숫자에 집착(?)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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