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정 전 의원은 이날 자택에 유서를 남긴 뒤 집을 나갔고, 이를 발견한 부인이 경찰에 신고했다. 유서에는 "가족들한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정 전 의원이 지난 2011년 종합문예지 '한국문인'에 기고한 가상 유언장이 재조명된다. A4용지 한장 반 분량의 이 가상 유언장에는 가족에 대한 사랑, 치열했던 인생, 부모님에 대한 후회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정 전 의원은 'OO, OO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라는 가상 유언장 첫 부분에 가족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정 전 의원은 또 "이제 와서 고백하지만 난 너무 완벽한 인생, 후회 없는 인생을 추구해왔다"며 "애초부터 되지도 않을 일인 걸 알았지만, 결코 포기가 안 되더구나. 그 덕분에 내 인생은 너무 고달팠던 것 같다"라며 정치 인생에 대해 회고했다.
그는 "막상 눈을 감으려니 후회가 되는 일도 많구나. 솔직히 난 우리 부모님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단다"며 "하늘나라에 가면 만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부모님께 사과도 받고 사죄도 드리고 싶구나"라고 했다.
정치인의 힘든 삶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너희는 참 마음이 비단결같이 고운 사람들이다. 아빠도 원래는 그랬는데, 정치라는 거칠디거친 직업 때문에 많이 상하고 나빠졌지"라며 "너희도 가급적 정치는 안 했으면 좋겠다. 한번 발을 담그면 빠져나오기가 참 힘들지. 늘 권력의 정상을 향해서 가야 하니까"라고 전했다.
끝으로 "유언장을 처음 쓸 때는 막연하고 막막했는데, 이런 식으로 쓰다 보니 끝이 없을 것 같다"며 "속편을 더 쓰기 위해서는 며칠이라도 더 살아야겠구나. 우황청심환 좀 가져다주렴"이라고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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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전 의원 사망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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