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석호 마켓컬리 시니어MD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 마켓컬리 사옥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석유선 기자]
일명 ‘샛별배송’ 덕에 전날 주문-새벽 배송 도착의 기쁨을 알게 된 소비자들은 충성고객을 자임하고 나섰다. 비단 새벽배송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없는 새롭고 신선한 제품에 반했기 때문이다. 그 믿음이 충성고객인 ‘컬리 러버스(Kurly Lovers:마켓컬리 회원등급 제도)’를 만들어냈다.
컬리 러버스의 최고등급 ‘더퍼플’만 해도 300명에 이른다. 전월 실 결제액 150만원 이상인 고객들이다. 총 6단계로 구분되는 컬리 러버스는 올 1분기 200만명을 돌파했다. 이들의 마켓컬리에 대한 충성심은 과연 어디에서 출발하는 것일까.
2015년 출범 이후 공동창업주인 김슬아 대표와 박길남 이사를 제외하면 ‘직원 1호’인 송석호 SMD(Senior Merchandiser)와의 만남에서 그 답을 구할 수 있었다.
‘국내산 소고기를 특별한 날이 아닌 일상 속에서 부담없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방법은 없을까’라는 고민이 일상미소의 시작점이다.
그간 터부시했던 육우를 소고기 제품으로 내놓을려 했을 때, 가장 큰 고민은 결국 ‘품질’이었다. 시중의 소고기는 한우냐, 육우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사실 중요한 것은 한우(누런소)든 육우(얼룩젖소)든 어떤 환경에서 어떤 사료를 먹고 자랐는지가 고기맛을 결정짓는다.
송 SMD는 “한우라는 이름에 가려져 좋은 품질의 육우의 가치가 저평가 되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육우를 소고기 제품으로 일상화해 보자는 아이디어도 고객들이 남기신 게시판과 1대1 문의에서 얻은 아이디어였죠”라고 말했다.
일상미소 론칭 전 가장 중요한 납품업체 선정 작업은 혹독했다. 임직원들을 상대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5회나 거쳤다. 결국 소고기 전문가를 상대로 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한우와 육우 맛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확신했다. ‘일상미소는 잘 팔리겠다’는 마음이 들었던 것.
판매 실적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일상미소 브랜드로만 지난해 기준 월 7~8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공급사도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육우 공급 협력사를 선정할 때 조건은 “처음부터 끝까지 꾸준히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느냐”였다.
송 SMD는 “최종 협력사를 선정하기 위해 육우농가, 도축장까지 일일이 찾아서 뛰어다녔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역시 품질이었으니까”라고 거듭 강조했다.
일상미소에 대한 고객들의 믿음이 커질 수록 맛이 변하기 쉽다. 하지만 현재 마켓컬리 협력사(다담미트)는 처음 마켓컬리의 조건을 잘 지키고 있다. 그 덕에 매출이 계속 커지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마켓컬리 원년 멤버인 송석호 SMD는 일상미소 같은 메가히트 PB(자체브랜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는 “PB가 강한 유통업체가 시장을 장악하는 가장 큰 유통업체가 될 것”이란 믿음에서다.
새로 PB팀을 꾸리고 리더를 맡아 부담도 크지만, 송 SMD는 고객 게시판 속 격려와 질책을 볼 때마다 자신감이 생긴다고 한다. 그는 “3년 혹은 5년, 아니면 10년이 더 걸릴 수도 있지만 마켓컬리가 지금처럼 계속 고객의 애정을 얻는다면 언젠가 가장 강력한 PB를 판매할 때가 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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