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서 산림골재 채취업을 하는 한영수 대표가 최근 <아주경제> 기자와 만나 이 같은 제보와 함께 증빙서료 일부를 넘겼다. 이미 검찰에서도 이 사건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저는 삶의 의미를 잃어버렸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세종시청 옥상에 올라 투신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라도 한다면 제가 처한 상황을 주위에서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지 않을까... 그러나 가족들을 생각하니 차마 실행에 옮기진 못하겠더군요."
"제가 하는 사업의 허가 권한을 시청이 쥐고 있다고,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우리같은 사업자들한텐 담당 공무원들이 절대적인 권력자기에 그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금전적 요구에 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몇 년 동안 돈을 뜯기기만 했습니다. 더이상 공무원들한테 끌려가선 안되겠다는 다짐을 하고 요구에 응하지 않으니 이제는 저희 회사를 공중분해 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제발 관심을 가져주세요. 그리고 이 같은 부패한 현실을 세상에 알려주세요. 부탁합니다."
한 대표가 기자를 만나 처음으로 내 뱉은 말이다. 하루에도 몇번이고 자살을 생각했었다는 그는 그간 공무원들에게 갖은 모욕을 당하면서도 회사의 구성원들을 지키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금전적 요구에 응하면서 참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당하면서 요구에 응해왔지만 아무것도 이뤄진게 없었다. 채석허가를 받지 못한채 회사가 위태로운 상황에만 처해졌다. 결국, 금전적 요구에 응하지 않자 이제는 회사까지 공중분해 시키려하고 있다는 증언이다.
◆기업으로부터 금품 갈취한 전·현직 공무원은 누구?
한 대표의 증언에 따르면 전·현직 사무관, 서기관 등 직업공무원과 선출직 공무원도 포함돼 있다. 선출직 공무원까지 언급되면서 이 사건은 행정당국의 부정·부패 게이트로 번질 가능성도 다분하다.
공무원들이 그동안 한 대표에게 금품을 갈취 할 적마다 이유는 제각각이다. 여기에는 일부 기자들도 거론됐다. 기자들이 시청으로 찾아와 (한 대표)업체에 대해서 거론한다는 이유를 들며 "왜 기자들 관리를 못하느냐?"며 꾸짖고 "자신이 기자들 식사대접을 할테니 돈을 달라는 것. 그것도 한 번에 수 백만원씩 가져갔다. 실제로 기자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기위해 금품을 갈취했는지는 검찰 조사에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자신의 집 앞까지 찾아와 돈을 갈취해가는 일도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영화 시나리오도 이렇게는 못 쓸것"이라며 공무원들의 범죄 행위를 지적하면서 "세종시청의 잘못된 행정처리와 불법 등을 폭로하면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기완 기자 bbkim99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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