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는 현대백화점이 기존 강남 무역센터점에 이어 강북까지 면세점을 확대한 만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그간 계속된 적자 행진을 멈출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29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관세청 보세판매장(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는 전날 천안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회의를 열고 현대백화점에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발급하기로 의결했다.
심사 결과 현대백화점은 총점 892.08점(만점 1000점)을 얻었다. 항목별 점수는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 326.25(만점 350점) △운영인 경영능력 225.33(250점)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 167.5(200점)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등 173(200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헌대백화점은 지난해 11월 강남 무역센터점(코엑스)에 면세점 1호점을 개장한 이래 딱 1년여 만에 2호점을 손쉽게 확보하게 됐다.
소위 '면세점 빅3' 업체인 롯데, 신라, 신세계면세점이 이번에 모두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신청하지 않으면서, 현대백화점은 지난 14일 단독 응찰해 '무혈'로 특허를 따낸 것.
현대백화점은 이번 특허 심사에 앞서 면세사업 철수를 결정한 두산의 동대문 두타면세점 입지 계약을 맺고, 가용 인력까지 최대한 승계키로 했다. 이변이 없는 한 현대백화점의 '추가 특허 획득'은 기정사실이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지난해 11월 개장 이후 현대백화점 면세점의 적자는 계속 되고 있다. 올해 3분기에만 17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그간 현대백화점은 외국인 관광객이 훨씬 더 많이 찾는 강북권 면세점 입성을 꾸준히 노려왔다. 이미 롯데, 신라, 신세계에 이어 두타까지 포화인 상태에서 강북 진출이 마땅치 않았던 차에 두산의 사업 철수가 분기점이 됐다.
현대백화점은 "강남과 강북에서 면세점 운영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 면세점 사업을 안정화 해 나갈 계획"이라는 포부다. 실제 두타면세점은 작년 약 6800억원 매출과 4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개점 이후 실적 회복세여서, 현대백화점 인수 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당장은 흑자 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에만 한화갤러리아에 이어 두산까지 철수했지만, 서울시내면세점이 2015년 6개에서 3년 여만에 11개까지 늘면서 사실상 시장 포화 상태인데다, 따이공(중국 보따리상) 유치를 위한 수수료 출혈 경쟁이 심화해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엑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잠실 롯데면세점과 반포 신세계면세점 사이에 끼여서 큰 빛을 보지 못하던 차였다"면서 "특히 따이궁(중국 보따리상) 유치로 적자 폭이 계속 커지면서 규모의 경제를 위해 강북 진출이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대백화점은 내년 1분기 중 두타면세점 입지에 신규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미 두산 측과 부동산 5년 임대차계약을 맺었고, 향후 자산 양수도와 직원 고용 등을 구체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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