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소신있고 유별난 정치인에 대한
지구촌 네티즌들의 유쾌한 열광
지난 20일 미국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때, 참석자 중에 몹시 튀는 차림으로 앉은 남자가 있었다. 후줄근한 점퍼에 털장갑 낀 손을 앞으로 모은 채 몸을 웅크린 그는 버몬트주 출신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1941~ )였다.
골목서 만난 노인같은 이미지에, 축하 자리와는 걸맞지 않은 자세가 오히려 눈에 띄기 좋았던 샌더스는, 갑자기 글로벌 스타가 됐다. 그의 사진을 도려낸 인터넷 '참새'들이 다른 상황 속에 집어넣어 새롭거나 우스꽝스런 상황을 만들어내는 밈(meme, 따라하기 인터넷놀이) 현상을 폭발시켰기 때문.
언론과 네티즌은 이 추레한 옹고집 캐릭터를, 하나의 메시지로 삼아 곳곳에 침투시키며 놀이로 만들었다. 한국까지 들어와, 한국산 김치를 응원하기도 하고 싸이 옆에서 말춤을 추기도 했다. 밈(meme)은 영국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1976)에 나오는 말로 '문화 전달단위'를 가리킨다.
이상국 편집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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