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아 다채로운 클래식이 무대 위에 오른다.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 마련된 클래식 무대들은 우리들의 지친 심신을 치유하기에 충분하다.
먼저 국립합창단(단장 겸 예술감독 윤의중) 제183회 정기연주회 ‘모던 타임즈(MODERN TIMES): 현대합창으로의 초대’가 오는 23일 오후 7시 30분에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지휘자 윤의중이 포디움에 오르며 작곡가 이영조와 오병희, 에릭 휘태커, 존 로메임, 스티브 코헨의 현대 합창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색소폰 윤여민, 대금 한충은, 퍼커션 정훈, 김현빈이 협연한다. 이번 공연은 관객 및 연주자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전 좌석 한 자리 띄어 앉기’ 기준으로 진행된다.
이번 정기연주회에서는 현대음악으로 재해석한 우리 민요와 한국적 색채를 더한 라틴어 합창, 한국 초연 작품 등 이색적인 화음과 현대적 감각이 내재된 합창 레퍼토리를 만나볼 수 있다.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은 라틴어 가사로 쓰인 무반주 현대 합창곡으로, 한국의 전통음악 중 성악의 정가, 시조창, 판소리 등에 나타나는 소재들을 합창이라는 서양의 연주 형태 안에 대입해 만든 융합 음악 ‘키리에(Kyrie)’를 시작으로 ‘상투스(Sanctus)’, ‘아뉴스 데이(Agnus Dei)’ 등 작곡가 이영조의 작품 총 6곡으로 채워진다.
이영조는 혼합 주의적 양악 전통을 계승한 작곡가로 민요, 농악, 풍류방 음악, 판소리, 범패, 가야금 음악, 시조 잡가 등 실로 방대한 분야의 음악적 요소를 작곡의 바탕으로 한다. 그는 합창, 오페라, 실내악, 가곡, 관현악, 독주곡, 전자음악 등을 작곡했는데, 이 중 합창은 작곡가로서의 입지를 확고하게 만든 장르이기도 하다.
국립합창단 전속 작곡가 오병희의 작품도 눈여겨볼 만하다. 함경도 지방의 민요 ‘어랑 타령’을 모티프로 한 창작가곡 '어랑'을 선보이는가 하면, 한국의 전래 민요 ‘새야 새야 파랑새야’를 변주해 현대적 화성으로 풀이한다.
음악은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립교향악단(대표이사 직무대행 유연식·이하 서울시향)은 오는 24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종로구 세종체임버홀에서 장애 아동 음악인과 함께하는 ‘행복한 음악회, 함께! 1’을 개최한다.
이 공연의 사회는 서울시향 데이비드 이 부지휘자가 맡고, 국립 서울맹학교 초등 5학년에 재학 중인 김건호군이 출연해 서울시향 전·현직 단원 현악 앙상블, 피아니스트 한상일과 함께 무대에 설 예정이다.
2017년 서울시향의 정기공연 도중 자폐증을 앓던 한 아이의 소란은 오히려 누구나 클래식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그리고 이것은 ‘행복한 음악회, 함께!’의 기획 동기가 됐다.
서울시향은 발달장애 아동과 그 가족들이 함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구글코리아와 뜻을 모아 2017년 11월 ‘클래식 스페이스 ‘함께!’ 공연을 준비했다.
이 공연은 오케스트라의 사회적 역할에 동참하는 대표적 공익공연으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
2018년부터는 단독 프로젝트로 전환됐고, 지금까지 발달장애 아동 및 가족들과 함께 총 5회 공연했다.
올해 열리는 행복한 음악회는 전문 피아니스트의 길을 가고자 하는 김건호군에게 음악적 경험을 제공, 그가 향후 음악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공연에서는 김군의 ‘바흐, 이탈리아 협주곡 피아노 독주’로 문을 연다. 이어서 ‘드뷔시, 작은 모음곡’에서 김군은 피아니스트 한상일과 피아노 듀엣을 선보인다.
구글코리아가 협찬한 가운데 전석 초대로 준비하는 만큼 이 공연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 신청은 서울시향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코로나 방역 지침을 준수해 객석 간 한자리 띄어 앉기로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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