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9일 오전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며 “정치인이 민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직업이지만, 선거 때만 되면 더 듣게 되고 안 들리는 것도 더 들리게 된다. 새삼 깨닫는 것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국민들께서 민주당을 질책하고 계신다. '180석을 얻었다고 혼자서 독주하냐'고 질책하시는 분들도 있고, '180석을 밀어줬는데 제대로 개혁도 못하냐'고 질책하는 분도 있다”며 “둘 다 맞는 말이다. 이것이 민심”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은 “민주당이 그동안 선거에서 이기는 것은 잘했는데 국민의 삶을 바꾸는 데는 부족했다”며 “선거만 잘하는 정당이 아니라 국민의 삶, 민생을 바꾸는데도 실력을 발휘하는 정당으로 혁신해 내겠다. 겸손하게 반성하고 새롭게 변화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많은 분들이 LH사태로 정부와 민주당에 화가 났다. 권력형 비리나 정권차원의 문제는 아니지만 공기업 직원들의 심각한 비리이며, 관리 감독에 대해서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며 “국민들은 그동안 집값과 전월세 값 폭등을 겪으면서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에 화가 났던 것이 이번에 터져 나왔다”고 말했다.
현실은 거꾸로 갔다고 인정했다.
김 위원은 “우리 정부 들어서 수많은 부동산 정책을 내놨지만 어느 것 하나 집값 올리려는 정책은 없었다. 그러나 저도 현장에 가보고 깜짝 놀랐다”며 “재작년에 3억이었던 전세가 올해 초에 5억으로 올랐다. 정상적으로 감당할 수준이 아니다. 당장 집을 사거나 전월세를 구하려는 수많은 실수효자들이 이 집 값, 전월세 값에 절망하고 분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약속을 잡지 못한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부동산 정책을 믿고 따랐다가 손해 봤다고 느끼는 국민들, 상대적 박탈감을 겪게 된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또 “더 심각한 것은 우리 정부, 여당의 잘못된 자세였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정부의 정책 책임자, 민주당 지도부는 이 부동산 폭등현실에 대해 ‘우리 정책이 옳다’, ‘조만간 효과가 있을 것이다’, ‘특정지역의 일시적인 문제다’는 식으로 대응을 하며 똑똑한 척 했다. 이런 오만과 무감각이 국민들 마음에 상처를 줬다”고 밝혔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우리는 4.7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의 자격을 증명해야 한다”며 “여당이라면 모든 것을 잘 해야 하고, 티끌 같은 잘못도 태산같이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이 집권당의 숙명이며, 잘못을 인정하는 것도 집권당의 능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4년 우리 정부가 이끈 대한민국은 분명히 약진했다. 남북관계의 해빙기를 마련했고, 일본의 경제 침략을 극복했으며,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의 유능함이 우리의 무능함까지 가릴 수는 없다. 우리의 정의가 우리의 불공정의 면죄부가 되지는 못하며, 우리의 공이 아무리 크더라도 우리의 과오는 없앨 수가 없다”고 전했다.
양 위원은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면 우리는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을 것”이라며 “선거가 녹록치 않고 상당히 어렵다. 우리의 성공에 집착하고 우리의 비겁에는 마주할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책의 아쉬움과 광역단체장들의 성희롱 문제 등 잘못과 무능에 진솔하지 못하고 변명과 회피로 위기를 모면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수백, 수천, 아니 수만 번을 사죄드려도 부끄러울 따름”이라며 “우리가 잘했던 일까지 비난하는 국민은 없다. 하지만 우리가 잘못한 부분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고 용서를 구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국민의 꾸짖음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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