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로이터·연합뉴스]
5일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은 '국제금융시장 동향 및 주요이슈' 자료를 통해 "미 연준이 자산매입 규모를 이르면 올 연말부터 축소(tapering)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최근 일부 연준 인사들을 중심으로 MBS를 우선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2단계 테이퍼링'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2단계 테이퍼링(two-speed taper)'은 연준이 우선 주택저당증권(MBS) 매입 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주택시장에 들어가는 유동성을 축소하고 추후 국채 매입까지 줄여 돈 풀기를 끝내는 긴축 정책을 의미한다. 현재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준 총재,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 제임스 퍼먼 하버드대 교수,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 등이 이같은 주장을 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2단계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는 미국 주택가격 상승률이 3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는 등 주택시장 과열 논란이 커진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4월 미국 S&P 케이스-쉴러주택가격지수(Case-Shiller Index)는 전년 동기 대비 14.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투자은행들은 연준의 MBS 매입이 주택가격 상승에 일조한 측면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미 연준의 정책만이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다수의 투자은행들은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을 지적하며 '2단계 축소론'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보고서는 웰스파고와 JP모간, 이코노미스트 등을 인용해 "MBS를 먼저 줄이는 것이 오히려 시장에 불필요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고 '2단계 테이퍼링'을 주장한 인사들이 대체로 FOMC 회의의 투표권이 없는 점도 실현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라며 "모기지 금리는 MBS 뿐 아니라 전반적인 시장금리에 의해 결정되며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긴축기조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주택가격 상승과 같은 부작용이 지속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일부 IB에서는 미국 주택가격 상승이 야기할 생활비 상승 및 불평등에 대한 우려로 연준이 MBS를 먼저 줄일 수 있다는 견해가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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