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식음료(F&B) 산업은 험난한 경제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올해 발표된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베트남의 F&B 매출은 전년 대비 16.6% 늘어난 688조8000억 동(약 39조4682억 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장 수도 32만 개를 넘어섰다. 이는 베트남 국민들의 음식과 음료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한국 기업에게도 새로운 투자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저렴한 식품'
베트남 F&B 산업의 강력한 성장세는 음식 경험에 민감한 베트남 소비자들의 특성이 큰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부 오래된 F&B 사업 모델들은 사라져 가고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모델들이 끊임없이 등장하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에 소규모 밀크티 및 커피 전문점부터 대형 체인점까지 모두 치열하게 경쟁하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혁신과 운영 프로세스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 소비자들은 2만~3만5000동(약 1100~2000원) 사이의 저가 음료나 간식 등을 선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저렴한 '테이크아웃' 커피숍이나 밀크티 가게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업체들은 각종 비용을 가능한 낮출 필요가 있기 때문에 매장 운영에서 디지털 기술의 적용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술의 적용은 F&B 산업의 경쟁에서 중요한 '무기'로 자리 잡았다. 많은 레스토랑과 카페는 재고 관리, 결제 시스템, 온라인 판매 등을 위한 소프트웨어에 투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건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원자재 공급망에 대한 대응 능력을 키우며, 유연한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다. 일부 F&B 부문에서는 디지털화를 통해 총 운영 비용을 15~20%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기업, 베트남 F&B 시장서 성공하려면
베트남 F&B 시장에는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여럿 진출했으며, 치킨을 비롯한 다양한 한국 음식들이 자체적인 정체성을 확립해왔다. 또한 많은 잠재적 한국 투자자들이 베트남 F&B 부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베트남의 젊은 세대가 외국 음식을 포함한 새로운 음식을 경험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익'은 항상 문제로 떠오른다. 고객이 많더라도 건물 및 자재 비용, 인건비 등의 상승으로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베트남의 레스토랑과 카페 운영 컨설팅 회사인 FnB 디렉터의 도주이타인 대표는 "호찌민시나 하노이와 같은 대도시에서는 모든 사업 모델이 자본 비용, 임대료, 급여의 세 가지 요소를 적절히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적 식품업체인 네슬레 프로페셔널의 레꽝롱 베트남 대표 역시 베트남 F&B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들은 규모 확대와 수익 간의 균형을 유지하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와중에 중국 F&B 브랜드들은 저가 부문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으며,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해 빠르게 자사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이는 한국 브랜드를 포함한 외국 F&B 체인들에게 직접적인 경쟁 요인이 된다. 기업이 생존하려면 베트남인의 취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가격 책정 전략에 유연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또한 '많이 열고 빨리 닫는다'는 사업 모델도 유효하다. 이러한 체인점들은 월별 매출을 모니터링하면서 지속적으로 손실이 발생하면 적자를 피하기 위해 즉시 문을 닫는다.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한국 기업은 치열한 국내 F&B 시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 시장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경쟁력이 있다. 결국 앞으로 베트남 F&B 시장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디지털화와 기술력이 중요한 요소이다.
베트남 F&B 시장은 잠재력이 크지만 경쟁이 치열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베트남 F&B 시장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베트남 소비자들의 행동을 이해하고, 적절한 투자를 통해 운영을 효율화할 기술적 방안이 무엇보다 급선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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