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분기부터는 삼성전자나 네이버 같은 고액주식도 0.1주 단위로 살 수 있게 된다. 현재 1주당 가격이 13만원인 카카오의 경우 1만원을 내고 0.13주를 구매할 수 있고, 1주당 100만원이 넘는 LG생활건강 역시 5000원 단위로도 구매가 가능해진다.
소수 단위 매매는 주식 수가 아니라 금액 단위로 매매할 수 있어 증권사는 투자자의 소수 단위 주식 주문을 합산한 이후 부족분은 스스로 메우는 방식으로 온주(온전한 주식 1주)를 만들어야 한다.
제도가 개선됨에 따라 투자자는 소규모 자금으로도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위험관리 등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그간 시가총액 상위 10종목을 동일한 비중으로 투자할 경우 S&P500은 약 10만 달러, 코스피200은 약 3000만원이 필요했다. 하지만 0.01주 단위 거래가 가능해지면 동일 거래 수행 시 필요한 자금은 100분의 1로 줄어든다.
금융위원회는 12일 국내 및 해외주식에 대한 소수단위 거래가 허용된다고 밝혔다. 실제 소수단위 거래가 시행되는 시점은 해외주식은 연내, 국내주식은 내년 3분기로 전망된다.
앞서 금융위는 2019년 소수단위 주식거래에 대한 시장수요에 부응해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해외주식에 대한 소수단위 거래를 허용한 바 있다. 현재 2개 증권사가 투자자의 소수단위 주식 매매주문을 합산, 부족분을 메우는 방식으로 해외주식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누적거래현황은 신한금융투자가 14만명·2억7000만 달러, 한국투자증권이 51만명·7억5000만 달러 등이다. 하지만 국내주식은 상법상 주식불가분 원칙에 입거해 온주 단위로 설계된 증권거래·예탁결제 인프라와의 충돌로 인해 소수단위 주식거래가 불가능했다.
이에 금융위는 국내주식에 대해 권리 분할이 용이한 신탁방식을 활용해 소수단위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해외주식은 투자자의 소수단위 지분을 증권사의 계좌부에 직접 기재하는 방식으로 소수단위 거래가 수행된다. 국내주식은 신탁제도(수익증권발행신탁)를 활용한다. 온주를 다수의 수익증권으로 분할발행하는 방식이다.
금융위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일정 기간 선제 운영한 후 법령개정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자본시장법령을 개정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예탁결제원은 오는 10월부터 11월까지 서비스 제공을 희망하는 증권사와 함께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할 예정이다. 금융위로부터 지정을 받을 경우 세부 제도설계와 전산구축 및 테스트 등을 거쳐 해외주식은 연내, 국내주식은 내년 3분기 중으로 서비스가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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