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차백신연구소]
면역증강제 개발 기업 차백신연구소의 일반 청약을 앞두고 잠재적 매도물량(오버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1개월 보호예수가 설정된 재무적투자자(FI) 지분이 14% 가량 달하는 가운데 연말 전환권 행사가 가능한 전환사채(CB) 물량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차백신연구소는 지난 5~6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공모가를 희망범위(1만1000~1만5000원) 하단인 1만1000원에 확정했다. 수요예측에는 472곳의 기관이 참여해 20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주관사인 삼성증권 측은 "수요예측 마감 당일 코스닥 지수가 +1.29%에서 –3.46%까지 하락하며 변동성이 약 5%에 달하는 상황이었다"며 "상장 후 주가상승을 통한 적정가치를 견인하는 것으로 발행사와 협의해 공모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종에 대한 투심이 긍정적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두 기업 간 '온도차'가 상당했던 셈이다.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의무보유확약에서도 차이가 컸다. 차백신연구소는 의무보유확약 비중이 0.85%에 불과했지만, 지아이텍은 25.29%로 나타났다.
부진한 성적에는 상장 이후 유통 물량에 대한 우려도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차백신연구소의 상장 직후 유통 물량은 약 1040만주(39.4%)이나, 상장 1개월 후엔 FI들의 지분이 시장에 풀리며 유통 물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1개월 보호예수가 설정된 지분은 372만6807주로, 상장 주식수의 약 14.10%에 해당한다. 상장 후 한 달이면 유통 주식의 절반 이상이 시장에서 거래 가능하게 될 예정이다.
차백신연구소는 설립 이후 벤처캐피털(VC)과 기관투자자 등을 통해 연구개발 자금을 수차례 조달했다. 이제까지 약 13개의 외부 투자자로부터 약 380억원의 자금을 끌어왔다. 이외에도 지난해 말 두 차례에 걸쳐 발행한 230억원 가량의 전환사채(CB)도 올해 12월이면 전환권이 행사될 전망이다. 이들 CB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약 278만4504주가 추가로 발행된다. 상장 예정인 주식 수(2642만9162주)의 약 10.5%에 육박하는 규모다.
차백신연구소는 자체 개발한 면역증강제 엘-팜포(L-pampo)를 기반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백신 및 면역증강제 전문 기업이다. 주요 파이프라인(개발 신약)은 B형 간염 치료백신(CVI-HBV-002)과 B형 간염 예방백신(CVI-HBV-002),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CVI-VZV-001) 등이다.
현재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고 있지 않아 기술상장특례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은 5억원, 영업손실으로 2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회사는 현재 개발 중인 백신들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뒤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받아 수익을 거둘 계획이다. B형 간염 치료백신은 2023년, 예방백신은 2025년 기술이전 계약 체결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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