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통합몰인 롯데온(ON)이 새벽배송보다 더 빠른 배송에 승부수를 띄웠다. 최근에는 소비자가 배송 받는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장보기 서비스 2.0'을 공개하며 온라인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온·오프라인 제고로 배송 서비스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25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바로배송으로 재단장한 롯데마트의 중계점의 경우 기존에 하루 100건이었던 온라인 주문이 현재 700건까지 늘었다. 롯데마트 광교점도 재단장 이후 하루 온라인 주문이 150건에서 1200~1500건까지 늘었다.
바로배송은 롯데마트가 점포 인근에 위치한 고객들에게 신선식품 등 온라인 주문 물품을 2시간 내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배송 속도가 퀵커머스보다는 늦지만 이커머스(전자상거래)의 당일배송 보단 빠르다. 신선신품 분야에서 마트가 가진 강점을 최대한 살린다는 전략이다.
고객은 배송지 기준으로 이용 가능한 배송 서비스 종류와 도착 예상 시간을 고려해 예약 기반의 당일배송, 바로배송(2시간내 배송), 새벽배송 중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개편에 앞서 롯데온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그로서리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 3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도 실시했다. 조사 결과, 선호하는 배송 서비스 형태는 당일 배송(38%)과 원하는 시간(32%)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새벽 배송은 그 뒤를 이었다. 배송 서비스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으로는 원하는 시간(24%), 주문한 상품이 빠짐없이 배송(21%) 등이 꼽혔다.
이와 함께 롯데온은 식료품 특성상 자주 구매하는 상품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자주 구매하는 상품'을 별도로 안내해 손쉽게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롯데온은 장보기 서비스 개선으로 바로배송 주문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비스 전국 확대도 더욱 탄력을 받은 전망이다.
롯데온은 바로배송 서비스 전국 확대를 목표로 현재 6개인 스마트스토어를 내년 초까지 8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일반 점포에서도 바로배송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온라인 전문인력 및 전용차량을 배치할 계획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장보기 서비스 업그레이드와 함께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한 배송 서비스를 바탕으로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온이 배송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실적 부진이 있다. 롯데온의 3분기 매출은 2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급감했다. 같은 기간 영업적자도 4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0억원 늘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적자만 11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4월 출범 당시 제시한 목표 매출액인 20조원에 비하면 형편없는 성적표다.
이에 롯데온은 올해 4월 이베이 출신의 나영호 대표를 영입한 후 백화점·마트 등 쇼핑부문에 흩어져 있는 디지털 인력을 이커머스 사업부로 모두 통합하는 등 조직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개발자 중심의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검색·추천 부문으로 불렸던 명칭을 파인딩·데이터 부문으로 바꾸는 등 개발자가 익숙한 용어로 조직 이름을 바꿨다.
출범 후 첫 대규모 경력직 채용으로 우수인력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모집 분야는 상품 전시와 검색·주문·결제를 맡는 PM(상품 관리) 부문, 개발을 담당하는 PD(상품 개발) 부문, 데이터 분석과 보안 관련 데이터·클라우드를 운영하는 테크 부문, 디자인과 모션 그래픽을 담당하는 UX 부문이다. 플랫폼 개발 및 운영에 필요한 우수한 인재를 확보해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차별화된 쇼핑 플랫폼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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