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 참여로 국내 건설사의 해외진출 기대감이 높았지만, 1분기 해외수주 실적은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3월 25일 기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사업 수주액은 51억744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의 57억5700만 달러에 비해 10% 넘게 감소한 수치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올해 국토교통부가 설정한 해외수주 목표치인 350억 달러는 물론, 지난해 달성한 해외건설 수주액(310억 달러)도 넘어서지 못할 전망이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해외수주 건수는 158건에서 149건으로 5.7%, 해외 진출업체는 192곳에서 172곳으로 10.4% 줄었다.
해외수주 감소는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며 기업들이 신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대보다 낮은 실적인데 올해 연간 해외수주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네옴시티와 인도네시아 신수도 이전사업의 두 가지 메가 프로젝트 영향으로 연간 실적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팬데믹 기간이 사실상 끝나 그동안 건설사업을 미뤄온 해외 각국이 사업 추진을 늘릴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이번 1분기에 가장 많은 해외수주 실적을 달성한 곳은 23억4000만 달러를 기록한 삼성물산 건설부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9832만 달러)에 비해 2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어 △대우건설(14억 달러) △DL이앤씨(3억5500만 달러) △GS건설(1억7300만 달러) △SK에코플랜트(1억3100만 달러) △쌍용건설(1억3000만 달러) △현대건설(7000만 달러) 순이다.
국가별로는 미국(22억4000만 달러)이 수주금액 1위에 오르며 지난해 같은 기간(1445만 달러) 대비 급증했다. 이를 두고 전통적 해외 수주텃밭인 중동·아시아에서 벗어나 북미, 아프리카 등 시장이 다각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프리카의 경우도 지난해 1분기 6100만 달러에서 올해 6억3000만 달러로 크게 늘었다. 1분기 기준 국내 기업이 진출한 국가도 지난해 61개국에서 올해 66개국으로 증가했다.
연초 주요 건설사들은 올해 해외수주 목표액을 높였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해외 실적(5조5000억원)보다 7% 증가한 5조9000억원, 현대건설은 전년 수주액(2조9000억원)의 두 배가량인 5조700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 이밖에 GS건설은 5조원, DL이앤씨 2조원, 대우건설 1조8000억원 등을 목표치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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