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신 대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 대표 통신사 비엣텔 역시 자신만의 방식으로 글로벌 전략을 성공시키고 있다. 그것은 바로 해외 투자 자회사 비엣텔 글로벌(Viettel Global)을 활용한 해외 진출로,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 개발 도상국들에서 '혈맥' 역할을 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비엣텔 글로벌은 어떤 기업?
비엣텔 글로벌은 국영 통신사인 비엣텔을 강력한 글로벌 통신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목표하에 2006년 10월에 설립됐다. 인접 동남아 국가들에 먼저 진출한 비엣텔 글로벌은 2009년에 캄보디아와 라오스에서 각각 멧폰(Metfone), 유니텔(Unitel)이라는 브랜드로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당시 비엣텔 글로벌은 이곳에서 가장 큰 네트워크 인프라와 서비스 범위를 갖춘 최초의 종합 통신 서비스 기업이었고, 이듬해 3G 서비스를 출시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두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비엣텔 글로벌은 현지 법인 혹은 합자 회사 설립 등 방식을 통해 동티모르, 아이티, 페루, 모잠비크, 카메룬 등에 진출했다. 동남아를 비롯해 아프리카, 중남미 등 비교적 통신 인프라 수준이 낮은 국가들을 중점적으로 파고든 것이다.
비엣텔 글로벌은 기업의 이익과 현지 정부, 국민, 고객의 이익이 균형을 이루는 지속 가능한 투자 전략을 취한다. 각국에서 비엣텔 글로벌은 인프라 네트워크 투자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지리적 위치 및 경제 상황에 관계없이 쉽게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유통 채널을 확장한다. 이 때문에 많은 국가들이 비엣텔 글로벌의 투자 전략을 환영하고 있다.
성공 경험
비엣텔 그룹의 다오쑤언부(Dao Xuan Vu) 부사장은 "최근 많은 국가에서 비엣텔을 초대하여 투자 조사를 요청하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도미니카,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국가들이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에서도 우간다와 기니비사우에서 투자 초청을 받았다. 따라서 이는 모두 비엣텔의 시장 전략 비전과 비즈니스 철학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부 부사장은 설명했다.
아프리카 부룬디에 비엣텔이 설립한 자회사 루미텔의 고객관리부서 책임자인 엔지마나(Nzimana)는 루미텔이 공식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부룬디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 통신사가 4곳 있었지만 기존 통신사들의 서비스는 도시에만 적용되고 품질이 매우 낮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예전처럼 전화를 받기 위해 산꼭대기에 올라갈 필요 없이 집에서 바로 전화를 걸 수 있게 해준 루미텔은 기적과도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힘입어 루미텔은 창업 3개월 만에 통신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르며 '기적'을 일으켰다. 또한 비엣텔 글로벌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한 곳인 부룬디에서 전자 지갑 서비스 '루미캐시(Lumicash)'를 시도했고 그 결과 전자 지갑을 통한 현금 흐름 규모가 부룬디의 국내총생산(GDP)과 비슷한 수준까지 확대되는 두 번째 기적을 만들어냈다.
동남아에서는 데이터 서비스가 폭발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특히 데이터 이용률이 90%를 넘는 캄보디아 시장에서 두드러진다. 이에 캄보디아의 멧폰은 매출의 91%가 데이터 가입에서 나오는 최대 네트워크 사업자다. 멧폰의 서비스 매출은 포화된 현지 모바일 시장 속에서도 지난 5년간 가장 높은 성장률(14.2%)을 기록했다.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
보다폰(Vodafone), 텔레포니카(Telefónica) 등 세계 유수 통신사들 역시 해외로 진출했으나 비엣텔은 이들보다 개발도상국 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또한 경쟁 업체들은 광섬유 광대역 인프라에 거의 투자하지 않고 서비스 적용 범위 역시 주로 도시에 집중됐지만 비엣텔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전국적으로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광섬유 통신 인프라 분야에서 선두 주자였다는 차이가 있다.2023년 비엣텔은 통신 투자 분야에서 세계 20대 선도 기업에 속해 국제 시장에서 그룹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해외 투자 활동의 성공으로 비엣텔은 브랜드 파이낸스(Brand Finance)의 글로벌 500 순위에 오른 유일한 베트남 브랜드이자 동남아시아 유일의 통신 브랜드로 성장했다. 비엣텔은 동남아시아 1위, 아시아 9위, 세계 16위의 통신 브랜드로서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현재 비엣텔이라는 브랜드는 이제 기업을 넘어 역동적이고 혁신적이며 친근한 베트남의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 브리짓 무캉가(Brigitte Mukanga) 부룬디 대표는 "루미텔은 난민 문제에 생명과 희망을 가져다 주었다고도 말할 수 있을 만큼 의미 있는 연결을 가져왔다"며 “이에 대해 베트남에 감사를 전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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