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HMM 인수 움직임에 해운업계 반발..."해운 생태계 파괴"

  • "포스코 HMM 인수는 해운 생태계 파괴" 성명

  • 전문가들 "철강·해운 합병 시너지보단 공멸"

[写真=HMM]
[사진=HMM]
해운업계가 포스코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 인수 움직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관련 계획을 백지화할 것을 요구했다. 포스코는 HMM 인수를 통한 물류 시너지를 강조했지만 업계는 해운 생태계 질서가 무너질 것을 우려하며 이번 인수는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해운협회는 11일 "철강 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포스코가 HMM이 편입될 경우 자칫 해운 전문기업에 대한 투자보다는 주력 산업의 보조 기업으로 전락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며 포스코의 HMM 인수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한국해운협회는 국내 160여개 해운사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단체로 해운사들의 입장을 대변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그룹은 삼일PwC, 보스턴컨설팅그룹, 대형 법무법인 등과 계약을 맺고 자문단을 꾸려 HMM 인수의 사업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력 사업인 철강 등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국가기간산업인 해운업 진출로 새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단 포부다. 특히 포스코는 HMM 인수를 통해 직접 운송망을 확보해 연간 3조원에 달하는 물류비 지출을 절감하고 공급망 안정화를 꾀하겠단 전략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해운업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유연탄, 철강재, 배터리 소재 원료 등을 수입하는 포스코는 국내 해운 물동량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초대형 화주다. HMM뿐만 아니라 팬오션, 대한상선, 에이치라인해운, 폴라리스쉬핑 등 벌크선사의 주요 고객이다. 이에 일각에선 포스코가 직접 선사를 소유하게 될 경우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인해 해운 시장의 질서가 무너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해운협회는 "포스코가 HMM 인수 배경에 물류비 절감이 있다고 하지만, 컨테이너선 운영은 철강 물류비와는 관계없는 생소한 분야"라며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컨테이너선 분야의 해운전문 경영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반발의 뜻을 드러냈다.

이어 "특히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은 모기업의 철광석 등 대량화물 운송을 시작으로 철강제품 수송까지 확대할 것이고, 이럴 경우 국내 기존 선사들은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등 해운생태계가 파괴돼 우리나라 해운산업 근간이 와해하고 국내 수출입업계 전체에 심각한 피해를 일으키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포스코가 HMM 인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한종길 성결대 글로벌물류학부 교수는 "해운업은 사이클 산업으로 어느 정도 자금 능력이 있고, 본업이 안정된 회사가 인수를 추진해야 한다"며 "철강 본업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포스코가 HMM 인수에 나서면 양사 모두 어떠한 시너지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창호 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은 "만일 포스코가 HMM을 인수하고, 제철원료 제품까지 자기화물 운송을 한다면 운송비 증가로 인해 물류비가 증가할 것"이라며 "이는 포스코의 수익에도 큰 손해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기존 선사들은 시장에서 퇴출되는 등 국내해운산업의 근간이 와해될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HMM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최근 차기 회장으로 박상진 전 한국산업은행 준법감시인이 내정했다. 신임 회장의 취임으로 산업은행의 HMM 지분정리는 속도를 낼 것 전망이다. 업계에선 산업은행의 HMM 지분 매각이 HMM 민영화 혹은 민관이 함께 운영하는 하팍로이드 모델 전환의 단초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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