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차례상 비용 내려간다고 하지만...체감은 '글쎄'

  • 최근 가계소득 답보 상황…농·축산물 가격 상승

  • 절반 넘는 유통비용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

 
추석을 앞두고 햇사과 출하하되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햇사과가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전통시장에서 차례상을 차리는 비용이 4년 만에 3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누적된 고물가로 가계 실질소득이 정체된 상황이어서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와는 여전히 괴리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물가정보는 지난 12일 전통시장에서 조사한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이 29만9900원으로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조사와 비교해 1.2%(3500원) 줄어든 수준이다. 한국물가정보는 매년 추석 3주 전에 전통시장에서 35개 품목 가격을 조사해 차례상 장보기 비용을 공개한다.

최근 5년간 전통시장 차례상 비용은 △2021년 27만4500원 △2022년 30만원 △2023년 30만9000원 △2024년 30만2500원 △2025년 29만9900원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비용은 2021년 이후 4년 만에 20만원대로 내려왔다.

비용 하락은 올해 추석이 예년보다 늦은 덕분이 크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농산물 출하량이 늘어 가격이 안정세에 들어섰고, 태풍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추석 대표 과일인 사과와 배는 폭염·폭우로 생육이 지연됐지만 출하 물량에는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문제는 가계의 실질소득이 정체돼 체감 물가와 괴리가 크다는 점이다.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명목소득은 506만5000원으로 전년보다 2.1% 늘었지만, 물가를 반영한 실질소득은 보합(0.0%)에 그쳤다. 실질 근로소득(-0.5%)과 사업소득(-1.9%)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품목별로는 가공식품과 축·수산물 가격이 오름세를 보였다. 햅쌀(2㎏)은 5500원에서 7000원으로 27.3% 올랐고, 송편(1㎏)과 시루떡(3장)은 각각 1만원에서 1만2000원으로 20.0% 뛰었다. 조기(3마리)는 1만2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25.0%, 동태(1마리)와 돼지고기 육전용 앞다리살(600g)은 각각 14.3% 오른 8000원에 거래됐다. 달걀(10개) 가격도 20.0% 상승해 3000원을 기록했다.

체감 물가와 괴리가 커지는 배경에는 높은 유통비용 구조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농산물 유통비용률은 2023년 기준 49.2%로, 2013년(45.0%)보다 4.2%포인트 높아졌다. 소비자가 1만원을 내면 유통업체가 4920원을 가져가는 셈이다.

특히 농산물은 유통비용이 과도하다. 양파·대파 등 조미채소는 60.8%, 배추·무 등 엽근채소는 64.3%에 달했다. 과일류·과채류와 축산물도 50% 안팎으로 조사됐다.

정부도 유통구조 개선 대책을 준비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추석을 앞두고 “소비자와 생산자가 모두 체감할 수 있도록 불합리한 유통구조 개혁에 속도를 내라”고 지시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5월 온라인 도매시장 육성 등을 골자로 한 유통구조 개선안을 발표했고 올해 6월부터는 ‘농식품 수급·유통구조 개혁 TF’를 가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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