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주요 지지층인 농업계가 타격을 입으면서 '중국의 미국산 대두 구매'가 미중 무역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의제에서 대두 문제를 제외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협상이 어려운 대두 문제는 이후 협상으로 미루고 이번 정상회담에서 일부 무역합의를 도출하기 위해서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달 말 열리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날 예정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공화당 의원들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 대사와 비공개 브리핑 이후 "중국이 당장은 농산물 구매를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라운드 공화당 상원의원(사우스다코타)은 "중국이 의도적으로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태도를 바꿀 것이라고도 기대하지 않는다"며 "이는 시간을 두고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올해 초부터 미국산 대두 수입을 사실상 중단하고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에서 대두를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지지층인 미국 농업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의 최대 수입국으로, 중국이 대두 수입을 중단하면서 일부 미국 농가가 파산 위기에 내몰리는 등 미국 농업계가 미중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맞고 있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두가 협상 테이블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일부 무역합의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퍼듀 대사는 공화당 의원들의 발언에 대한 언급을 거부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합의 도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면서 최근 중국 측 핵심 관리를 만났고, 그들 역시 무역 협정 체결을 위해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고 있으며, 우리 모두 이 협상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미 연방 대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호관세 소송 결과와 관계없이 상호관세를 계속 부과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뉴욕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우리는 이 사건에 대해 매우 자신 있고 관세가 계속해서 정책의 일부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법원에서 이기든 지든,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하든 이것이 앞으로 우리가 무역에 대해 생각해야 할 방식"이라면서 "이것이 구조"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대통령의 무역 정책이 법원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매우 확신한다"면서도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는 동일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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