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초청을 받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위치한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할 예정이다.
최태원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은 이날, 구광모 회장은 17일 미국으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경제대화(TED) 참석차 일본에 방문 중인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도 조만간 합류할 예정이다.
총수들의 방미는 미국 전역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구축 등 5000억 달러(700조원)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손정의 회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이번 마러라고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깊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골프 선수 개리 플레이어의 90세 생일을 맞아 손 회장이 기획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기업 총수들과 트럼프 대통령 간 만남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앞서 한·미 간 관세 후속 협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업인들이 또 한번 정부 지원 사격에 나서는 셈이다.
지난 7월에도 한·미 정부가 3500억 달러(약 500조원) 규모 투자 계획에 합의할 때 한국 간판 기업인들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힘을 보탠 바 있다. 다만 이후 후속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고율 관세에 허덕이는 중이다. 특히 직격탄을 맞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25% 관세율이 유지될 경우 관세 비용으로만 연간 8조4000억원을 지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한·미 관세 협상은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미국 출국에 앞서 "이전에는 미국 내 관련 부서들이 긴밀하게 소통하는 인상은 보이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미국도 재무부와 무역대표부(USTR), 상무부가 서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들의 이번 방미가 단순한 교류를 넘어 미국 행정부 및 의회 내 우호 여론을 조성하고 신뢰 채널을 공고히 함으로써 향후 관세 협의 과정에서 한국 산업계의 입장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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