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관계 냉각에도 日 '귀멸의 칼날' 중국서 흥행 질주

  • 개봉 사흘 만에 3억 위안 박스오피스

  • 정치와 분리된 中 젊은층 소비트렌드

  • 일본행 자제령에도…일본여행 인기 여전

  • 장기적으로는 항공편 감소 등 영향 우려도

중국 베이징 싼리툰에 차려진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무한성편 홍보부스 사진샤오훙수
중국 베이징 싼리툰에 차려진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무한성편' 홍보부스. [사진=샤오훙수]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이 중·일 관계 악화 속에서도 중국 대륙에서 흥행몰이하고 있다.

17일 중국 박스오피스 집계사이트 마오옌에 따르면 14일 개봉한 '귀멸의 칼날:무한성편'이 사흘 만에 박스오피스 3억 위안(약 615억원)을 돌파했다. 

영화는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억3700만 위안을 돌파하며 중국 대륙에서 개봉한 일본 영화 첫날 최대 박스오피스 신기록을 세웠다. 올해 중국에서 개봉한 외국 영화 중 처음으로 박스오피스 1억 위안을 넘은 것이기도 하다. 

'무한성편'은 귀멸의 칼날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를 담은 영화 3부작 중 첫 편이다. 지난 7월 일본에서 개봉했을 때는 8일 만에 누적수익 100억엔을 돌파해 ‘최단기간 100억엔 돌파’ 신기록도 세웠다. 

무한성편 개봉을 앞두고 수도 베이징의 싼리툰 타이쿠리, 차오양공원 등 번화가에서는 귀멸의 칼날 홍보 부스가 세워지고, 루이싱커피 등과 같은 브랜드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는 등 흥행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의 높은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신문망은 "귀멸의 칼날 시리즈가 중국 본토에서 첫 개봉한 것으로, 국제적인 미학과 특수효과가 화려한 전투 장면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만보도 "귀멸의 칼날의 흥행 성공은 애니메이션 관객층의 엄청난 시장 잠재력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시장에선 무한성편이 올 들어 침체된 중국 영화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며 11월 중국 극장가 박스오피스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오옌은  무한성편의 최종 박스오피스 수입이 6억 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자위대 개입’ 가능성 발언으로 중·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것과는 반대로 일본 애니메이션이 중국 영화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귀멸의 칼날 시리즈가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애니메이션이며, 중국의 젊은 층은 정치적으로 비교적 자유로운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인들 사이에서 일본 여행 수요도 여전하다. 중국 정부가 유학·여행 자제령을 발표한 16일에도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을 단풍축제에 맞춰 일본 여행을 다녀온 영상·사진들이 올라와 중국 젊은 층에서 상대적으로 정치와 무관한 소비 성향을 보이고 있음을 반영했다. "정치는 나와 무관하다", "여행을 가는 건 내 권리"라는 중국 누리꾼들의 댓글도 눈에 띄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인의 일본 관광이 줄어들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조치로 현재 중국 항공업계는 연말까지 일본행 항공편 무료 취소 변경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추후 일본행 항공편을 줄이고 다른 노선으로 항공편을 재분배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9월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만 약 748만명으로 국가·지역별로 가장 많은 수준인 만큼, 중국의 이러한 조치는 추후 일본 관광업계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중·일 관계 악화 우려 속 17일 일본 증시에서는 도쿄 디즈니리조트 운영사 오리엔탈랜드, 일본 최대 항공사 전일본공수(ANA),  일본항공(JAL),  화장품 기업 시세이도, 백화점 브랜드 이세탄미츠코시홀딩스 등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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