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셧다운 임박] 이미 목표치 33% 초과…총량 관리 실패

  • KB 24일, 하나 25일부터 올해 실행 주담대 중단

  • 타행 쏠림 우려…연말까지 가계대출 중단 현실화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 다수가 사실상 올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실패하면서 연말 대출 한파가 현실화됐다. 은행들은 일단 올해 실행분 주택 관련 대출부터 막고 있는데, 수도권 집값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내년 초에도 쉽게 대출 문턱을 낮추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에서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늘어난 가계대출(정책대출 제외)은 총 7조89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들이 금융당국에 제출한 올해 증가액 한도 목표(5조9493억원)보다 32.7% 많다.

목표치를 크게 벗어나면서 각 은행들은 비상 조치로 대출 창구부터 속속 닫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2일 비대면 채널에서 올해 실행 예정인 주택 구입 자금용 주택담보대출 신규 접수를 막았다. 타행 갈아타기 목적의 가계대출은 주담대와 전세대출, 신용대출 모두 중단됐다. 대면 창구에서도 24일부터 올해 실행분 주택 구입 자금용 주담대 접수를 하지 않는다.

하나은행 역시 25일부터 올해 실행되는 주담대와 전세대출 신규 접수를 제한할 예정이다. 다른 은행의 대출 제한으로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조만간 가계대출 취급을 중단할 수 있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대출 금리도 연이어 올리고 있다.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63~6.18%로 상단이 6%를 넘어섰다. 4대 은행에서 변동형 금리가 6%를 돌파한 것은 2023년 12월 이후 약 2년 만에 처음이다. 인터넷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상단이 7%대이지만 현실은 이마저도 '없어서 못 받는'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8일 주담대 신규 접수를 재개한 이후 매일 일일한도가 소진되는 등 '오픈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잇단 대출 중단에도 이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달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는 가계대출 잔액이 총 2조6519억원 불었다. 이미 10월 전체 증가 폭(2조5270억원)을 넘어선 수치다. 하루 평균 증가액(1326억원)은 7월(1335억원) 이후 가장 많다.

특히 신용대출이 주담대 대용, 증시 투자 자금으로 1조3843억원 늘었다. 아직 11월이 열흘 남았지만 2021년 7월(+1조8637억원) 이후 4년 4개월 만의 최대 증가폭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통상 12월은 가계대출 비수기이지만 올해는 '빚투' 수요까지 몰리며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규제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지면 내년 1, 2월에도 규제 완화가 가능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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