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트럼프에게 불똥 튄 중·일 갈등…시진핑 "대만의 중국 반환" 강조

  • 정상회담 한달만…習 "대만 반환은 전후 질서 핵심"

  • 중일갈등 고조 속 미중관계 변수로 떠오른 대만문제

  • 트럼프 '모호한' 입장… 中, '대만 독립 반대' 표명 압박

  • 트럼프, 시진핑과 통화 뒤 다카이치에게 전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1달 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대만 문제를 언급했다.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 시 무력 개입 가능성 발언으로 중·일 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대만 문제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에 압박을 가하는 모양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24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원칙적인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시 주석은 "대만의 중국 반환이 전후 국제질서의 중요한 구성요소"라며 "중미 양국은 한때 파시스트와 군국주의에 맞서 함께 싸웠던 만큼, 오늘날 2차 세계대전 승리의 성과를 함께 잘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대만 문제가 중국에 얼마나 중요한 지를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 정상은 대만 문제 이외에 미중 관계, 우크라이나 문제 등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화통화 직후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내년 4월 자신이 중국을 방문하고, 이후 시 주석이 내년말 이전에 미국을 국빈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측 발표문에는 이러한 내용은 포함되진 않았다.

이는 올 들어 미·중 정상 간 4번째 전화통화다. 특히 양국 정상이 부산 정상회담 후 한 달 만에 통화한 것은 최근 중일 갈등을 계기로 불거진 대만 문제가 향후 미중 간 협력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과 관련이 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미·중 정상이 1월17일, 6월5일 전화통화에서 대만 문제를 논의했지만, 9월19일 전화통화와 10월30일 대면 회담에서는 대만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며 "이번에 또 다시 대만 문제가 다시 거론된 것은 최근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 후 중일관계 악화라는) 상황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짚었다.

관영 환구시보도 "중미 정상의 전화통화는 대만 문제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중미 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며, 중미 관계라는 이 거대한 배가 안정적으로 나아가도록 항로를 조정하고 동력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통화는 시진핑 주석이 이례적으로 먼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뤄진 것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대만 문제를 둘러싼 중일 관계 악화 움직임 속 시 주석이 적극적으로 일본의 동맹국인 미국에 중국의 대만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중국측 발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을 지지하는지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왕쿤이 대만국제전략연구학회 회장은 연합조보에서 "이는 중일 문제는 외교 문제로, 스스로 해결하라. 미국은 개입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만 방어 의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했던 조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면서도 억제력을 발휘하기 위해 대만 문제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취해왔다. WSJ는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은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만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략적 기회를 포착한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과 통화 후 다카이치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미중 정상 통화 내용을 알리고 국제 정세와 관련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나타났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알리면서 "우리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이후 미일 간의 긴밀한 관계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그는 내가 매우 가까운 친구라며 언제든 전화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중일 갈등과 관련해 논의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외교상 대화이므로 상세한 언급을 자제하겠다"며 함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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