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부통령, 임시 대통령 취임…"국민 겪은 고통에 슬픔"

  • 로드리게스, 친오빠인 국회의장 앞에서 선서…마두로 '대통령'으로 지칭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왼쪽이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오른쪽과 니콜라스 마두로 게라 국회의원가운데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왼쪽)이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오른쪽)과 니콜라스 마두로 게라 국회의원(가운데)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이 미국으로 압송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부재에 따른 통치권을 수행하기 위해 5일(현지시간) 임시 대통령에 취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이날 카라카스의 베네수엘라 국회의사당에서 취임 선서를 한 뒤 "저는 불법적인 군사적 침략으로 인해 베네수엘라 국민이 겪은 고통에 대한 슬픔을 안고 이 자리에 왔다"고 밝혔다.

그는 마약 테러 공모 등의 혐의로 미국 뉴욕 법정에 선 마두로를 여전히 '대통령'으로 칭하며 "저는 미국에 인질로 잡힌 두 영웅, 마두로 대통령과 영부인 실리아 플로레스의 피랍에 깊은 고통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부통령 재임 시절 핵심 부처인 석유장관을 겸임하며 경제 운영 전반을 총괄해온 인물이다. 베네수엘라 좌파 진영의 상징적 지도자였던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집권기에 정계에 입문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2018년 로드리게스를 부통령으로 임명하며 그를 "젊고 용감하며 노련한, 순교자의 딸이자 혁명가로서 수천 번의 전투를 겪어낸 인물"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그의 부친 호르헤 안토니오 로드리게스는 베네수엘라 좌익 게릴라 운동 지도자 중 한 명이었다.

베네수엘라 대법원으로부터 대통령 권한대행 직무 수행에 대한 법적 효력을 확인받은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친오빠인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 앞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2026~2027년 입법부 수장으로 재선출됐다.

국회의원인 마두로 대통령의 아들 니콜라스 마두로 게라는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에 대해 "주어진 매우 어려운 임무에 대해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낸다"며 "국가 원수의 납치를 일반화다면 어느 나라도 안전하지 않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베네수엘라 헌법은 대통령이 직무를 영구적으로 수행할 수 없게 될 경우 30일 이내에 선거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은 마두로 대통령의 부재를 '일시적'으로 판단했으며, 이에 따라 부통령이 최대 90일간 대통령 권한을 대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기간은 국회 표결을 거쳐 최장 6개월까지 연장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베네수엘라 정부는 국가 비상 대응 조치도 본격화했다. 정부는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생포하는 것을 목표로 한 미군 작전을 지지하거나 옹호하는 인사들에 대해 검거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5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비상선포문을 관보에 게재했다. 해당 문서의 존재는 지난 3일 로드리게스 당시 부통령에 의해 처음 공개된 바 있다.

앞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지난 3일 미군의 마두로 대통령 생포를 강하게 비판하며 "베네수엘라에서 대통령은 마두로, 단 한 명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비상선포문을 직접 들어 보이며 국가 방어권 수호를 역설했다. 다만, 그는 이튿날인 4일엔 매우 완곡한 어조로 "우리나라가 존중과 국제 공조의 환경 속에서 외부 위협 없이 살기를 갈망한다"면서 미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한층 완화된 메시지를 내놨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 대사관 운영 재개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해당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개 결정을 내릴 경우에 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라카스에 있는 주베네수엘라 미국 대사관은 2019년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양국 관계 악화로 외교관 전원이 철수한 이후 사실상 폐쇄된 상태였으며, 최근까지는 시설 보안과 유지 보수를 담당하는 최소 인력만 근무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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