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생필품 가격 인상을 통해 생활물가 상승을 부추겨 폭리를 취하고 세금까지 탈루한 기업들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27일 가격담합과 독·과점 지위 남용, 원가 부풀리기 등 불공정행위로 생필품 가격을 과도하게 인상하고 세금을 탈루한 17개 업체를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의 전체 탈루 혐의 금액은 약 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에는 담합과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가격을 올린 생필품 제조·판매 기업 5곳이 포함됐다. 이들 업체는 담합 기업과 원재료를 교차 매입하는 방식으로 매입단가를 인위적으로 부풀려 가격 인상으로 얻은 이익을 협력 수수료 명목으로 주고받은 뒤 위장계열사를 통해 은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업체는 미국 현지 사무소 운영비를 과다 계상해 사주 자녀의 해외 체재비를 회사 비용으로 처리한 정황도 드러났다.
안경·물티슈 등 생활필수품을 생산·유통하는 업체 6곳은 실체 없는 특수관계법인을 거래 단계에 끼워 넣거나 허위 용역 거래를 꾸며 원가를 부풀렸다. 이 과정에서 사주 자녀에게 법인 자금으로 취득한 수십억 원대 고급 아파트를 무상 제공하고 법인 신용카드를 골프장과 유흥업소 등 사적 용도로 사용한 사례도 확인됐다.
먹거리 유통업체 6곳은 복잡한 거래 구조를 통해 유통비용을 키우고 가격을 끌어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한 원양어업 업체는 사주 일가가 지배하는 특수관계법인을 거래 중간에 끼워 넣어 이익을 빼돌리고, 조업 경비를 가장해 해외로 송금한 자금을 자녀 유학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수산물 유통업체는 유통 단계마다 사주 소유 법인을 연쇄적으로 개입시켜 가격 상승을 유발하고, 법인세 부담을 최소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를 통해 가격담합과 독과점 남용, 허위 비용 계상 등으로 생활필수품 가격을 왜곡하고 세금을 탈루한 행위를 철저히 검증한다. 조사 과정에서 조세포탈이나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 범칙행위가 확인될 경우,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형사처벌로 이어지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국민의 삶을 저해하는 반칙과 특권, 불공정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고 단호히 대처해 물가 안정과 서민경제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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